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불의의 추락 사고로 뇌사상태가 빠진 28세 청년이 4명에게 소중한 생명을 불어넣고 하늘의 별이 됐다.
지난 2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3일 제주한라병원에서 구경호씨(28)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됐다고 밝혔다.
평일에는 건설현장, 주말엔 어머니 김밥집 돕던 아들
구씨는 지난달 7일 공장에서 작업 도중 추락해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심장과 간,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
기증원에 따르면 고인은 제주도에서 2남 1녀 중 장남으로, 늘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소유했다고 한다. 자신의 사업체를 꾸리는 것이 목표였던 그는 평일에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어머니의 김밥집을 도우며 한 발짝 꿈에 다가서고 있었다.
구씨의 부모는 사고로 의식을 잃은 아들의 '버킷리스트'에서 장기기증이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들의 뜻에 따라 기증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지내" 아들 뜻에 따라 기증 결심한 어머니
구씨의 어머니는 "속 한 번 안 썩이고 착하게만 자라온 아들이었다. 아들이 떠나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 너무 슬플 것 같아 기증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도 너와 같이 장기를 기증할 것이라고 웃으면서 약속하고 왔다.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지내"라며 슬픈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한편 최근 5년(2018~2022년)간 장기이식 대기자는 늘고 있지만, 반대로 뇌사 기증자 및 장기이식 건수는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장기이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장기이식 대기자는 △2018년 3만 544명 △2019년 3만 2990명 △2020년 3만 5852명 △2021년 3만 9261명 △2022년 4만 1706명이다.
하지만, 장기이식 건수는 △2018년 1503건 △2019년 1612건 △2020년 1599건 △2021년 1477건 △2022년 1354건이다.
지난해 기준 총 장기 이식 대기자는 4만 1706명으로, 신장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가 3만 1773명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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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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