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태평양 18개 도서 국가 정상 및 관계자 백악관 초청
지난해 이어 2차 미국·태평양 도서국 포럼 정상회의 개최
쿡 제도 및 니우에 주권 국가 인정
中 견제 노력 계속, 막대한 경제 지원 약속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 네번째)이 2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태평양 섬나라 정상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 태평양 섬나라들을 포섭하려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들과 만나 정상회담을 열었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바이든은 25일(이하 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제2차 미국·태평양 도서국 포럼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26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쿡 제도, 팔라우, 마셜 제도, 사모아, 솔로몬 제도, 파푸아뉴기니 등 18개국의 정상, 외교부 장관 등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바이든은 모두 발언에서 과거 태평양 전쟁 당시 미국이 일본을 몰아내기 위해 남태평양 지역에서 협력한 점을 거론했다. 그는 "우리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세계 역사의 많은 부분이 태평양에서 쓰일 것"이라며 "그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다음 세대를 위해 역사를 함께 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바이든은 섬나라들의 핵심 관심사이자 현재 바이든 정부의 정책 과제인 기후변화 해결과 관련해 "우리는 해수면의 상승이 실존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후 위기로 인해 (도서국이) 유엔 회원국 자격이나 국가 지위를 잃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달라는 여러분의 요청도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태평양 섬나라들의 기후변화 및 자연재해 대응, 경제 성장 등을 위해 추가로 약 2억달러(약 2680억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태평양 섬나라의 사회기반시설 건설을 위해 미 의회와 400억달러(약 54조원) 규모의 예산 지원을 논의중이라고 알렸다.
중국은 과거 약 10년 동안 남태평양 지역에 영향력을 확대했으며 호주 다음으로 이들과 교류가 많은 국가로 꼽혔다. 중국은 지난해 3월에 솔로몬 제도에 군대를 파견하고 군사 기지를 세울 수 있는 안보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같은해 피지에서는 10개 태평양 도서국과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의 세력 확장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 9월, 14개 태평양 도서국이 참석한 가운데 처음으로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 바이든은 올해 5월 현직 미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미국 내 의회 부채 한도 협상 문제로 이를 취소했다.
아울러 바이든은 25일 성명을 내고 뉴질랜드의 일부지만 현재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쿡 제도와 니우에를 언급한 뒤 이들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고 수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남태평양 쟁탈전의 발단이 된 솔로몬 제도의 머내시 소가바레 총리는 이번 회의에 불참했다. 그는 친중 성향으로 불리며 이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했지만 워싱턴DC에는 오지 않았다. 지난달 중국과 치안 협정을 체결한 바누아투의 신임 총리도 바이든의 초청에 응하지 않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