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지방 정부, 소비 활성화 정책 속속 선보여
- 철도·항공·호텔 예약량 급증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의 팔달령 만리장성에 관광객이 붐비는 모습. 사진=정지우 특파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항저우아시안게임과 중추절(추석)·국경절 등 황금연휴가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이어지면서 중국이 소비 반등의 기대를 걸고 있다. 14억명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에서 소비는 경제성장률 기여율이 70% 이상을 차지하지만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도 유독 회복이 더뎠다.
상하이증권보는 26일 “아시안게임 개막, 중추절·국경절 나들이...최근 소비 시장의 핫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황금연휴 때 소비시장에 ‘불이 붙고’, 새로운 성장 활력을 일으킬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아시안게임 개최 도시 항저우가 속한 저장성의 식당 주문량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 380% 증가했고, 항저우는 전국 10대 관광지에 올랐다. 또 주변 도시인 닝보, 원저우의 호텔과 민박도 ‘방을 구하기 어렵다’는 글들이 인터넷에 올라오고 있다.
중앙·지방정부 정책은 이런 분위기에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저장성은 ‘아시안게임 10대 문화관광 프리미엄 노선’을 발표했고, 항저우는 ‘문화관광 빅선물 패키지’를 내놨다. 장강 삼각주 지역도 아시안게임 우대 정책과 문화관광 상품권을 공개했으며, 많은 플랫폼이 관련 관광 특별 상품을 출시했다.
문화여유부 천연자원개발국 1급 순시관 왕허윈은 “국가체육총국과 함께 베이징과 허베이성 장자커우 스포츠 관광 벨트를 포함한 12개의 국경절 휴일 스포츠관광 프리미엄 노선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허야둥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21일 정례 브리핑을 갖고 “주민들의 명절 소비 수요를 충족시키고, 소비의 지속적인 회복과 확대를 촉진하기 위해 일련의 대책을 마련했다”면서 4가지 계획을 제시했다. 광둥성, 산시성 등 지방 정부도 가전제품과 자동차를 비롯한 소비재에 구입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중국증권보는 자국 철도 데이터를 인용, 22일 기준 철도 티켓 판매량이 2695만장을 기록하며 일일 티켓 판매량에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13일부터 22일까지 누적 판매량은 1억9900만장에 달했다.
중국 최대 여행 플랫폼 씨트립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중국 내 여행 예약량은 전주 대비 88% 늘었고, 1년 전과 비교해선 4배 이상 폭증했다. 10대 여행지는 베이징, 상하이, 청두, 항저우, 광저우, 시안, 충칭, 난징, 선전, 창사 등이었다. 아시안게임 개최지 항저우 예약은 항공권 5배, 호텔 8배 이상 증가했다. 민항국은 이 기간 2100만명 이상의 승객이 항공을 이용해 이동할 것으로 관측했다.
해외여행은 이보다 인기가 높았다. 씨트립의 데이터를 보면 해외여행 예약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20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5개월 비자 면제 정책을 발표한 태국 관련 검색은 800% 급증했다.
베이징에서 근무하는 왕이판은 매체에 “친구들은 영국, 유럽, 터키, 한국, 태국으로 여행을 떠난다”면서 “비자를 받을 시간이 없어 티베트, 윈난성, 쓰촨성으로 여행하는 친구들도 있다. 이번 연휴에는 기본적으로 집에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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