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났다하면 대형사고… 전통시장 화재보험 '선택 아닌 필수'

안전문화 확산 나선 화재보험協
실질적인 피해 회복 위한 첫걸음
화재보험 가입 필요성 인식 제고
'노후·밀집' 화재에 취약한 구조... 안전디자인 시범사업 통해 개선


났다하면 대형사고… 전통시장 화재보험 '선택 아닌 필수'
강영구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왼쪽 여섯번째)이 지난 25일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소화기 250대를 기증하고 남대문시장상인, 손해보험사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화재보험협회 제공
전국 전통시장이 여전히 전기배선시설 누전으로 인한 화재 사고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생활 속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재난안전사고 예방을 유도하는 안전디자인 적용 시범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전통시장 상인들의 화재보험 가입률이 저조한 데다 상인들의 약 40%가 납입한 연간 화재보험료가 100만원 미만에 그치는 등 화재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온전한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의 안전의식 캠페인을 강화하는 동시에 화재사고 시 적절한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전통시장 상인들의 화재보험 가입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제고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6일 한국화재보험협회와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전통시장의 화재 발생 원인 1위는 누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누전으로 인한 화재가 58.8%, 2020년은 56%, 2021년에는 62.3%에 달하는 등 누전이 화재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화재사고 시 대피로나 소방 진입로로 활용되는 통로에 적치물이 있는 경우는 20.9%, 화재 및 전기가스 안전 점검 일지를 비치하는 경우는 49.2%에 그치는 등 화재사고 예방의 첫 단추인 안전에 대한 인식도 여전히 낮았다.

실제 지난 2021년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조사한 '전통시장 점포경영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시장 내 전기배선시설 평균 노후도는 2.66점에 그쳤고 개선 필요도는 3.34점으로 조사됐다. 화재사고 시 대피로나 소방 진입로로 활용되는 통로에 적치물이 있는 경우는 20.9%, 화재 및 전기가스 안전 점검 일지를 비치하는 경우는 49.2%에 그치는 등 화재사고 예방의 첫 단추인 안전문화에 대한 인식도 여전히 낮았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월부터 안전문화를 제고하고 확산하기 위해 안전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다. 화재사고 발생 우려가 높은 전통시장 뿐만 아니라 자칫 인파사고가 날 수 있는 지하철, 지하상가 등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범용적인 안전디지안을 마련해 지난 25일부터 서울 남대문시장에 시범적으로 안전디자인을 적용한 것이다. 안전디자인은 소화기 위치, 비상구 위치, 화재대피 유도선, 3D 피난 안내도, 방화셔터 이용 안내 등 총 6개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안전을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다.

화재보험협회도 정부, 감독당국, 12개 손해보험사와 함께 대국민 안전의식을 높이기 위해 '화재 등 재난예방 및 안전문화 확산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 첫 삽으로 안전디자인을 남대문 시장에 시범적으로 적용하고 향후 전국 전통시장으로 확대하는 사업에 동참하는 등 안전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강영구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은 지난 25일 남대문 시장을 방문해 안전디자인이 적용된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노후소화기 교체를 위해 소화기 250대를 기증했다. 강 이사장은 "전통시장 등 화재 취약시설 개선을 위해 남대문시장에 적용한 안전디자인과 같은 시설투자의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안전문화 향상을 위해 정부기관·손해보험회사·협회가 지속적으로 힘을 모아 안전 캠페인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정부와 협회 차원의 안전문화 확산과 더불어 전통시장 상인들의 화재보험 가입을 높이고 실질적인 피해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점포별로 재고동산 등을 정확히 따져서 가입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지난 2021년 기준 전통시장 상인들의 화재보험 가입률은 43.5%로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보험협회가 올해 남대문시장의 화재보험 가입률을 조사한 결과, 상인회에 가입한 점포 3206곳 가운데 화재보험에 가입된 점포수는 1165개로 약 36.3%에 그쳤다. 손해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점포별로 재고동산이 다르기 때문에 번거롭더라도 정확하게 산정해서 전체 가액 기준으로 보험을 가입해야 적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