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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도 무너지나...이상 조짐 확산

[파이낸셜뉴스]
세계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도 무너지나...이상 조짐 확산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이상조짐을 보이면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붕괴한 바 있다. 로이터연합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이상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불과 석 달 동안 대규모 감원 속에 고위 경영진 1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비용절감을 추진 중인 바이낸스는 미국 당국의 압박 속에 시장 점유율도 급격히 위축됐다.

지난해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 FTX 붕괴 이후 다음 타자가 바이낸스가 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이하 현지시간) 미 규제당국들이 압박하는 가운데 바이낸스 제국이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개월 동안 고위 경영진 10여명이 사표를 냈고, 회사는 암호화폐 거래 둔화 속에 올들어 대대적인 비용절감과 함께 직원 1500여명을 내보냈다.

바이낸스의 시장 점유율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데이터제공업체 카이코에 따르면 올초 약 70% 수준이던 바이낸스의 암호화폐 시장 점유율이 지금은 50% 수준으로 위축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바이낸스가 붕괴하면 다른 거래소들이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전망하고는 있지만 단기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가격 폭락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스타트업 투자 펀드인 이노베이팅캐피털 파트너 앤터니 조지아데스는 "바이낸스가 사라질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단순히 계량화할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조지아데스는 바이낸스가 막대한 혁신과 성장을 책임지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기관투자가들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한 기관투자가 중개인은 바이낸스 붕괴를 대비해 바이낸스에 묶여 있는 자산을 신속히 인출하는 '소방훈련'도 실시했다고 말했다.

바이낸스는 내부 단속과 함께 결의를 다지고 있다.

바이낸스 공동 창업자 겸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인 여성 경영자 이허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난관을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모든 전투는 생사가 걸린 문제"라면서 "우리를 패배시킬 수 있는 것은 오직 우리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이 CMO는 "우리는 그동안 수없이 이겨왔고, 이번에도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바이낸스는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투자를 비롯해 제3자 암호화폐 프로젝트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공동창업자 장펑자오의 860만 X팔로워들은 암호화폐의 얼굴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바이낸스는 미 규제당국의 레이더망에 걸려 여러 조사를 받고 있다.

법무부는 바이낸스의 범죄혐의에 대해 수년째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바이낸스와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자오의 범죄혐의를 수사중이다. 수십억달러 벌금도 물릴 가능성이 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도 바이낸스를 조사 중이다. 바이낸스와 자오가 불법적으로 미국에서 활동했고, 고객 자금을 유용했다고 SEC는 판단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본사가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2017년 중국에서 출범했다. 직원들은 전세계 곳곳에 산재해 있다.

바이낸스의 글로벌 웹사이트는 전세계 거의 모든 곳에서 접속 가능하지만 금지하는 나라들이 늘면서 점점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