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부산 연제구 부산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시험분석실 앞 공터에서 설을 앞두고 식용유 조리 시 발생할 수 있는 화재의 위험성에 알아보기 위한 실험 중 후라이팬에 물을 붓자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연휴를 맞아 민족 대이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추석 상차림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다가 발생하는 기름 화재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주방에서 식용유를 사용하다가 불이 날 경우 급속도로 화재가 번질 위험이 있다. 조기에 소화하지 못하면 큰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소방당국은 음식물 조리 중 불이 날 땐 물을 뿌리기 보다 젖은 수건을 이용해 덮는 게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추석 부주의 화재 10건 중 3건 '음식물 조리중'
28일 소방청 국가화재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2018~2022년) 추석 연휴 기간 전국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1224건으로, 이 가운데 431건(35.2%)는 주거시설에서 발생했다. 3건중 1건은 주거시설에서 발생한 셈이다.
지난 5년간 전체 화재건수(19만7480건) 대비 주거시설에서 발생한 화재 비율(5만4225건, 27.5%)과 비교했을 때, 평소보다 높은 수치이다.
추석 연휴기간 주거시설에서 발생한 화재 431건의 세부 원인을 살펴보면 '부주의'에 의한 화재가 251건으로 절반 이상(58%)을 차지했다. '부주의' 중에선 음식물 조리중 화재가 174건(29.3%)으로 가장 많았다.
부주의 화재란 음식물 조리중, 담배꽁초, 빨래삶기, 용접·절단 등 주의 소홀로 발생한 화재를 말한다. 이는 매년 전체 화재 중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5년간 발생한 전체 화재와 추석 연휴기간 발생한 화재의 요인별 발생 비율을 비교해보면, 음식물 조리중 발생한 화재가 전체 화재건수 대비 7.8%에서 추석 연휴기간 14.2%로 약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휴기간 동안 일자별 주거시설 화재 발생현황을 살펴보면 추석 당일 화재발생 위험이 가장 높았으며, 이어서 추석 전일, 그리고 다음날 순이었다.
시간대별로는 주로 오후에 화재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전날에는 오후 2시~4시 사이, 당일에는 오후 4시~8시 사이에 집중됐다. 다음날도 마찬가지 오후 4시~6시 사이에 화재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청 관계자는 "식용유나 튀김유 등 기름화재는 특성상 물을 뿌릴 경우 오히려 불꽃이 튀며 화상을 입거나 불이 크게 번질 위험이 있다"라며 "따라서 음식물 조리 중 불이 나면 젖은 수건을 이용해 덮거나, 주방용 화재에 적합한 ‘K급 소화기’를 준비해 화재에 대비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소방 추석 긴급대응태세 가동
소방청은 예년보다 긴 추석연휴에 대비해 화재취약시설에 대한 사전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전국 소방관서는 지역특성별 맞춤형 안전대책과 긴급대응태세를 갖추고 특별경계근무에 돌입한다.
재난 발생시 소방관서장을 중심으로 한 현장 상황관리 강화로 초기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신속 대응을 원칙으로 총력 대응태세를 확립할 계획이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전통시장, 다중이용시설 등 시설 관계자와 핫라인을 구축해 24시간 감시체계를 유지한다. 빈집 화기제거, 가스차단 등 연휴기간 빈번한 민원신고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생활안전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한 응급환자 이송 등 긴급상황에 대비해 펌뷸런스 운영 등 다중출동체계를 확립하고 구급 상황관리 비상운영체계를 가동한다. 추석 연휴기간 평소보다 하루평균 1.4배 많은 구급 신고 접수에 대비해선 예비신고접수대를 추가 확보해 총 122대의 신고접수대를 운영한다.
소방청은 화재예방활동의 일환으로 지난 15일까지 다중이용시설 5744개소를 대상으로 소방·건축·전기분야 화재안전조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발견한 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했으며, 방화구획 훼손 등 불량사항 1135건에 대해 명절 전까지 보완토록 조치했다.
쪽방촌, 주거용 비닐하우스 등 화재 취약 주거시설과 안전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소방관서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화재안전지도와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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