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31조 해외 가상자산 신고
소득세법 보완 필요성 제기
오는 2025년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소득세법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 소득세법 개정안은 가상자산에 대한 양도·대여만 과세하도록 돼 있다. 가상자산의 고유한 거래유형도 과세대상에 포함하는 형태로 추가 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 가상자산사업자를 이용한 탈세대책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2일 정부에 따르면 최근 국세청은 잇따라 가상자산 관련 통계를 내놓는 등 과세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상자산이 처음으로 포함된 해외금융계좌 신고실적을 지난달 20일 공개했다. 개인과 법인이 신고한 해외 가상자산은 130조8000억원이었다. 신고된 해외가상자산 중 120조4000억원은 코인 발행사의 해외 보유물량이었다. 개인 1359명이 10조4000억원을 신고했다. 5억원 이하는 신고의무가 없다. 개인들도 쉽게 해외거래소를 통해 거래를 할 수 있다. 개인의 실제 해외 가상자산 보유규모는 신고금액을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국세청은 지난달 15일 열린 국세행정포럼에 '가상자산을 활용한 탈세 대응방안'을 안건으로 올렸다. 김창기 국세청장도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가상자산 과세를 점검하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가상자산 시장은 금리·물가 상승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 테라·루나 사태 등으로 약세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이용자가 627만명, 국내 유통 시가총액은 19조4000억원에 달하는 등 일상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이처럼 가상자산 시장이 확대되자 소득세법 개정안에 근거, 거주자의 가상자산 거래소득에 대해 과세할 예정이다. 개정된 소득세법에는 가상자산의 양도·대여 관련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분리과세(20%)한다.
국세행정포럼에서 '가상자산을 활용한 탈세 대응방안'을 발표한 김범준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상자산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거래유형이 다양해 양도, 대여 외 유사소득 실태를 파악하고 과세대상에 포함하는 입법적 개선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세가 우려되는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거래에 대한 검증체계 마련 필요성도 제기했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납세의무자에게 가상자산 소득을 신고납부하도록 정하면서도, 가상자산사업자에게 거래 및 소득 내역을 집계해 관할 세무서장에게 제출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국내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된 사업자들의 집계자료를 이용해 거래내용을 검증할 수 있다. 하지만 해외 가상자산사업자를 통한 거래는 전적으로 자발적 신고에 의존한다.
탈세 사각지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이와 관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가상자산 정보교환을 준비하고 미신고 혐의자를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지만 정보교환은 2027년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김범준 교수는 "P2P 거래 등 가상자산의 탈중앙화금융 확대에 따라 세원정보 파악이 곤란한 점을 고려해 가산세 등 보고의무 위반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제재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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