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인 지난 1일 중국 베이징시 국가AAAA급 명소로 지정된 베이징해양관(아쿠아리움)은 '물고기 반 사람 반'이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입장이 시작되는 오전 9시 이전에 이미 긴 대기줄이 형성됐고, 정문 앞 왕복 2차선 도로에 줄줄이 정차된 관광버스에선 들뜬 얼굴의 관람객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내렸다.
해양관 내부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가는 곳마다 사람이 붐볐으며 흰돌고래 벨루가, 중국 국보급 천연기념물 철갑상어 등 인기관은 관람객들이 만든 인간 장벽 뒤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겨우 어류들이 유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중국 최대 규모의 해양 극장이라는 돌고래와 바다사자 공연장은 3000여석이 부족해 계단까지 관람객이 빼곡히 들어찼다. 좌석 뒤에서 까치발로 관람하는 이들도 많았다.
공연이 끝난 뒤 유모차를 끌고 극장을 빠져나가는 데만 최소 20여분이 소요됐다. 연휴가 긴 탓에 관람객이 분산될 것이라는 기대가 여지없이 빗나간 순간이었다.
안도의 숨은 해양관과 연결된 베이징동물원으로 벗어난 후에야 가능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해양관과 비교해 여유가 있었을 뿐, 순조로운 휴일을 보낼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중국의 황금연휴 기간(9월 29일~10월 6일)을 맞아 14억 인구 중 상당수가 집 밖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주요 관광지 곳곳이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3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1~5일 베이징 자금성 입장권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국가박물관과 바다링 만리장성, 간쑤성 둔황 모가오(막고)굴, 후난성 박물관, 산시성 역사박물관, 쓰촨성 싼싱투이박물관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매운 음식으로 유명한 쓰촨성 청두의 한 유명 훠궈 가게는 온라인 대기팀이 645개에 달하기도 했다. 항저우는 아시안게임과 맞물리면서 연휴 첫 3일 동안에만 470만명이 지역 명승지를 찾았다.
올해 상반기 '꼬치 야시장'으로 인기를 끌었던 산둥성 쯔보 여행 유행은 최근 사그라들었지만 이번 연휴를 맞아 다시 불붙었다. 쯔보 시내 호텔 예약은 전년도 동기 대비 30배 넘게 늘었다. 중국 매체들은 항저우 서호, 황산, 베이징 자금성, 상하이 디즈니랜드, 시안 등 5곳을 전국에서 가장 혼잡한 명소로 꼽았다.
중국 문화여유부는 연휴 동안 중국 국내 여행객이 연인원 8억9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대비 86% 늘어난 수치다. 국내 관광 매출은 138% 증가한 7825억위안(약 147조4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연휴 첫 3일 동안에만 3억9500만명(전년 동기 대비 75.8% 증가)이 중국내 여행을 떠났다.
관광 수입은 3422억4000만위안으로 125.3% 늘었다. 국경절은 최대 명절인 춘제(음력 설)와 함께 일주일 동안 쉬는 중국 최대 연휴다. 올해는 중추절(9월 29일)이 겹쳐 휴일이 예년보다 하루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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