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과학연구원, 공기 중 이산화질소를 1조 분의 1까지 감지
표준과학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한 신소재(가운데)와 초고감도 가스센서(오른쪽). 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반도체측정장비팀이 공기중 이산화질소를 1조 분의 1까지 감지하는 유해가스 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는 대기 중 유해가스인 이산화질소를 상온에서 저전력·초고감도로 정밀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반도체 공정 잔류가스 감지, 수전해 촉매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5일 연구진에 따르면 이 가스센서는 테스트를 통해 대기 중 이산화질소를 5ppb 농도까지 감지해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된 센서의 감지 한계는 1.58 ppt, 즉 공기중 1조 분의 1 정도인 유해가스를 감지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 센서가 시간과 비용 측면의 경제성이 뛰어나고 우수한 분해능을 갖추고 있어, 연평균 이산화질소 농도 뿐만아니라 실시간 변화를 감지해 대기환경 개선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한 센서는 신소재 기반의 차세대 반도체식 유해가스 센서로 성능과 실용성이 기존 센서보다 대폭 향상됐다. 화학반응감도와 선택적 감지능력이 모두 뛰어나 기존에 보고된 반도체식 센서보다 이산화질소를 60배 이상 높은 감도로 감지할 수 있다. 또 상온에서 동작 가능해 전력 소모가 적고, 최적의 반도체 제조공정으로 저온에서 대면적 합성이 가능해 제작단가도 낮다.
표준과학연구원 연구진이 초고감도 가스센서 제작을 위해 3차원 이황화몰리브덴 나노브랜치 신소재를 합성하고 있다. 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이 센서 기술의 핵심은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이황화몰리브덴 나노브랜치 소재다. 통상 2차원의 평면 구조로 사용되는 이황화몰리브덴 소재를 나뭇가지 형태의 3차원 구조로 합성해 민감도를 높였다. 대면적으로 균일한 소재 합성이 가능할 뿐 아니라, 추가적인 공정 없이 원료 물질에 포함된 탄소 비율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3차원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연구진은 "이 기술은 소재 합성 단계에서 원료 물질에 포함된 탄소 함량을 조절해 소재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이용하면 반도체 공정의 잔류가스 등 이산회질소 외의 다른 가스를 감지하는 센서도 개발 가능하다.
소재의 우수한 화학반응성을 응용하면 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 촉매의 성능도 향상시킬 수 있다.
문지훈 선임연구원은 "기존 가스센서의 한계를 극복한 이번 기술은 정부 규제 대응을 위한 수준을 뛰어넘어 국내 대기환경 모니터링을 더 정밀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대기 중 이산화질소 모니터링 외에도 다양한 유해가스 센서 및 촉매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후속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유해가스 감지센서를 재료과학 분야 저명 학술지 '스몰스트럭처스(Small Structure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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