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지적사항 후속조치 일환
위반시 해촉… 배제 기간도 연장
선임기준도 '김영란법 수준' 강화
공공기관의 경영 등급을 평가하는 '경영평가위원' 선발 기준을 '김영란법'에 준하도록 강화한다. 정부는 임기 중에는 피평가 기관에 일절 방문을 하지 않도록 공지하고 기준 위반 시에는 10년간 선임 대상에서 제외하는 수준까지 높이겠다고 했다.
기획재정부는 제11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 논의를 거쳐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구성 및 운영규정 개선안'을 5일 발표했다. 평가위원 윤리규정과 선임기준을 전면 개편해 경영평가 제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취지다. 감사원이 지난 8월 23일 발표한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운영실태'에서 기재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의 미비점이 지적됐다.
감사원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2018∼2020년 평가위원 323명 중 156명이 평가 대상 기관으로부터 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났다. 위반 적발 이후 선임대상에서 제외하는 규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2019년 위반자 53명 가운데 16명은 2020년, 14명은 2021년에 평가위원에 재위촉되기도 했다.
감사원은 기재부에 "평가위원 후보자 검증기준을 강화하고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번 개선안은 감사원 지적사항과 공공기관 평가제도 개선을 위한 후속조치의 일환이다.
앞으로 경영평가위원은 임기 중 모든 경영평가 대상기관으로부터 소액의 자문·회의를 포함한 일체의 경제적 대가 수령이 금지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평가위원에서 즉시 해촉되고 10년 간 평가위원으로 선임 될 수 없다. 선임 배제 기간도 기존 5년에서 두 배로 늘어났다.
특히 신규 평가위원 선임기준을 공직자 등에게 적용하는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수준으로 강화했다. 매 회계연도마다 300만원씩 근 3년간 900만원 이하를 수령한 경우에만 선임 대상에 오를 수 있다. 기존에는 5년간 1억원 미만의 기준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강영규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은 "경영평가를 담당하는 교수 등 인사의 경우 자문, 강의, 출제위원 등 실비 성격의 대가를 받을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봤을 때 강화된 기준으로도 인재 풀이 모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후보자 신고자료에 대한 검증도 강화할 계획이다.
강 국장은 "그간에는 후보자 당사자와 선임 기관이 제출하는 자료를 기준으로 했지만 앞으로는 사후검증 체계를 갖출 것"이라며 "관계 부처 협의 중으로 상당 부분 진척이 된 상태"라고 밝혔다.
제도 개선안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검증 체계는 엄격하게 관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는 평가위원 후보자 검증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공공기관에 대해 차년도 경영평가 시 윤리경영 지표를 0점 처리할 방침이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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