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평화상 수상자에게 수여되는 메달. AFP뉴스1
[파이낸셜뉴스] 노벨평화상이 평화를 위한 수상자들의 공로가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것으로 인해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미국 UC샌디에이고 크록 평화정의 연구소 소장 앤드루 블럼은 비영리 매체 더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에서 노벨평화상이 공로를 인정받아야 할 사람이 항상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수상 내용이 평화를 지속시키지 못해왔다고 비판했다.
노르웨이 노벨상 위원회는 한국시간으로 6일 오후 6시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351개 예비 후보 중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볼리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후보에 포함된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밖에 반체제 인사와 인권운동가들도 수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인권선언 75주년을 맞아 이란이나 아프가니스탄의 인권운동가들이 수상할 가능성도 있다.
우승자는 상금 99만4000달러(약 13억3800만원)를 받는다.
블럼은 노르웨이 노벨상 위원회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을 종식하는데 기여한 넬슨 만델라와 라이베리아에 평화를 가져온 엘렌 존슨 서리프와 레이마 그보위 같은 훌륭한 수상자 선정을 하기도 했지만 상이 평화의 전조는 아니라고 했다.
또 받아서는 안될 사람에게 수여했다며 그예로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지목했다. 수상 당시 오바마는 대통령직 수행 1년도 못돼 업적을 이루지 못한 상태였으며 본인도 소식에 당황해했다.
노벨평화상 위원회 위원이었던 게이르 룬데스타는 2019년 회고록에서 당시 오바마를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그가 비핵화를 추구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라며 뒤늦게 후회했다고 회고했다.
일부는 평화상 수상 이후 평화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걸어갔다며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는 1년뒤 반군에 대한 대규모 군사 공세를 지시한 사실도 지적했다.
베트남 전쟁 휴전 협상을 이끌었던 헨리 키신저 당시 미국 국무장관은 1973년 평화상을 공동수상했으나 월남 수도 사이공이 1975년 함락되면서 평화가 무산되자 상의 반환을 시도하려다 실패했다.
블럼은 알프레드 노벨이 노벨상을 제정한 것은 전쟁을 중단하고 평화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명히 했지만 지난 20년동안 표현의 자유와 어린이 교육, 기후변화 관련 인물이나 단체들이 주로 평화상을 수상해왔다고 비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