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석유메이저 엑손모빌이 퍼미안분지에 알짜배기 대규모 유전을 갖고 있는 셰일석유업체 파이오니어를 약 600억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이날 뉴욕시 브루클린의 엑손 주유소. AFP연합
미국 석유메이저 엑손모빌이 24년 만에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경쟁사인 셰일석유업체 파이오니어 내추럴리소시스를 약 600억달러(약 81조원)에 인수하기로 잠정합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양사 최종 합의가 수일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양사 합병 논의는 이미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바 있다.
인수가 확정되면 미 석유산업의 구도가 재편된다.
지난해 유가 폭등에 따른 사상최대 순익이 엑손의 이번 M&A 실탄 역할을 했다.
시가총액 500억달러 안팎의 파이오니어 인수가 확정되면 이는 엑손이 1999년 모빌을 인수한 이후 엑손 최대 규모의 M&A가 된다. 엑손은 모빌 인수 뒤 사명도 아예 엑손모빌로 바꾼 바 있다.
파이오니어 인수는 엑손이 서부 텍사스와 뉴멕시코 지역에 걸쳐 있는 석유가 풍부한 퍼미안분지에서 절대적인 위치로 올라서도록 해준다.
석유업계 판도에도 변화가 일어난다는 뜻이다.
파이오니어가 확보하고 있는 미들랜드분지는 퍼미안분지 동쪽 지역으로 미국에서 가장 풍부한 석유매장량을 자랑하는 곳이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파이오니어는 아울러 퍼미안분지 석유업체들 가운데 아직 뚫지 않은 채굴공 숫자가 가장 많은 곳이다. 산유량 확대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이오니어가 팬데믹 초기 파슬리에너지, 더블포인트에너지 등 다른 퍼미안분지 석유업체들을 11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운 것이 엑손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편 엑손의 파이오니어 인수는 이전 석유업계 대형 M&A를 압도하는 규모다.
엑손이 2010년 XTO에너지를 300억달러 넘는 돈을 주고 인수한 것은 물론이고, 2019년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이 아나다코페트폴리엄을 380억달러에 인수한 것도 엑손의 파이오니어 인수에는 비교가 안된다.
옥시덴털은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에게서 아나다코 인수 대금 일부를 융통했고, 이후 버핏은 옥시덴털 지분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