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사우디아리비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중재 등 중동 해결사 자처한 중국
- 중국 외교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조속히 평화 회담 재개해야"
7일(현지시간) 하마스 공격으로 불타고 있는 이스라엘. 소방대원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1
【베이징=정지우 특파원】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무력 충돌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중국 방문이 불투명하게 됐다. 이로써 미국에 맞서 중동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던 중국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외교 관계 정상화에 이어 이스라엘-사우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중재에 나서는 등 중동의 해결사를 자처해 왔다.
9일 관영 중국국제텔레비전(CGTN),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는 주중국 이스라엘 대사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 네타냐후 총리가 당초 연말 방중 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순조롭게 진행될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고위 관계자는 중국과 이스라엘의 굳건한 양자 관계, 각 분야에서 우호적인 협력을 재확인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6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초청을 받아 중국을 방문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해 연말 재집권 후 백악관의 초청을 받지 못한 시점이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당시 성명을 내고 “이번 방중은 네타냐후 총리의 통산 4번째”이라며 “핵심 우방인 미국과 이 문제를 공유해 왔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총리가 시 주석을 만나 사우디와의 관계 정상화를 도와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사우디와 이란의 외교 관계 정상화도 중재를 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이스라엘과 우호적인 교류를 유지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스라엘과 함께 노력해 양국의 혁신적이고 전면적인 동반자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지속적으로 추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달 뒤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전화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초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역시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에 공을 들여왔다. 미국은 2020년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 등과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아브라함 협약’의 중재도 맡았었다.
네타냐후 총리가 방중하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중재에서 중국 역할도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시 주석은 올해 6월 중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국빈 자격으로 초청해 중국과 팔레스타인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
당시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중동 정세의 새로운 변화에 직면해 중국은 팔레스타인 등 개발도상국과 연대 및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과 아랍의 집단 협력을 촉진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이보다 먼저 지난 4월에는 친강 외교부장(장관)이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 리아드 알-말리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과 각각 통화를 갖고, 양국 간 관계 회복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친 부장은 이 전화에서 “중국은 현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긴장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근본적인 돌파구는 평화 회담을 재개하고 ‘두 국가 방안’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국가 방안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의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안을 뜻한다. 중국은 팔레스타인이 진정한 국가를 세워야만 이스라엘도 평화를 얻을 수 있으며 양측 문제가 완전히 해결돼야 중동 정세가 근본적으로 완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하마스와 이스라엘 충돌 직후에도 홈페이지에 기자와 문답 형태의 입장문을 통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두 국가 방안’을 실천해 팔레스타인을 독립국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조속히 평화 회담을 재개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
중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힌편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주재 중국 대사관은 자국 근로자가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 인근에서 유탄에 맞아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공식 계정으로 밝혔다.
중국 대사관은 “중국 공민은 반드시 관련 안전지침을 유념하고 준수하여야 하며, 특히 피탄 장소의 위치와 분포를 숙지하고 방공경보를 들으면 즉시 대피하시기 바란다”고 권고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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