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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위니아 계열사 줄줄이 법정관리... 대유에이텍 CB 조기상환 쏟아진다 [위기의 한계기업]

대유위니아 계열사 줄줄이 법정관리... 대유에이텍 CB 조기상환 쏟아진다 [위기의 한계기업]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들이 줄줄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대유에이텍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대유에이텍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이 풋옵션(조기상환청구)을 적극 행사하고 나선 때문이다.

풋옵션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사채 원금을 조기에 상환받을 수 있는 권리다. 대유플러스도 CB 풋옵션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부도를 맞은 바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유에이텍이 지난해 발행한 전환사채 '대유에이텍24 CB' 풋옵션 행사비율은 원금(110억원)의 40.91%(45억원)다. 앞서 투자자들은 조기상환일인 지난 4월과 7월 각각 45억원, 20억원을 상환받은 바 있다. 사실상 조기상환청구 비율은 100%인 셈이다.

대유에이텍이 오는 16일 투자자들에게 현금으로 전액 상환하더라도 '산 넘어 산'이다. 오는 11월 말 '대유에이텍 28CB' 조기상환일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2022년 5월 말 400억원 규모로 발행했던 CB로, 잔액은 391억원가량이다.

조기상환신청은 오는 31일까지 받는데 지난 7일 기준 풋옵션 신청비율은 원금의 13.53%(54억원)에 이른다. '대유에이텍28CB'의 전환행사가격은 주당 742원이다. 하지만 대유에이텍의 주가는 255원에 머물고 있다.

CB 투자자들은 주가가 상승하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한 후 매도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대유에이텍 주가가 전환가격을 크게 밑돌면서 투자자로선 전환가를 행사하면 외려 손해인 상황이다. 원금상환 요청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이유다. 대유에이텍의 올해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74억원(별도 기준)이다.

지난 6일 대유에이텍의 종속회사인 위니아는 36억원 규모의 만기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가 발생한 바 있다. 위니아의 기업회생신청은 위니아전자, 대유플러스에 이어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 가운데 세 번째였다. 위니아가 30억원대의 어음을 막지 못하는 동안 전혀 손을 쓰지 못한 대유에이텍에 대한 위기감은 크다.

대유에이텍의 위기는 주식 및 채권 투자자뿐만 아니라 신용보증기금마저 불안에 떨게 만든다. 대유에이텍은 최근 2년 동안 신용보증기금이 지원하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에 대한 의존도를 키웠다. P-CBO 잔액은 260억원가량이다. 대유에이텍이 만약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할 경우 보증을 제공한 신보의 손실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혈세로 이를 갚을 수밖에 없다.

한편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26일 대유에이텍의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강등하고, 하향검토 등급감시 등재를 유지했다. 하향검토 대상 등재는 기업이 6개월 안에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졌다고 판단될 경우 신용등급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