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명. 지난 2·4분기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을 때 '국가소멸'이라며 위기감을 드러냈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 추락했고 0.6명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그동안 유례없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산율 제고정책을 펼쳤다. 지난 2006년 2조1000억원을 시작으로 2012년 11조1000억원, 2016년 21조4000억원, 2021년 46조7000억원, 2022년 51조7000억원 등 예산도 쏟아부었다.
정부는 '돌봄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사업장의 직장어린이집 설치를 의무화하고, 초등학교에는 방과후 돌봄 프로그램 등 '일-육아 병행 환경 조성' 관련 정책을 내놨다. 그러나 합계출산율이 계속 떨어진다는 것은 저출산 대응정책에 큰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출생아 중 둘째를 보기 힘들어진 점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출생아 중 첫째아이 비중이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전체 출생아수 가운데 둘째 이상 출산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맞벌이 부부를 만나보면 두 명의 아이를 키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애기를 종종 듣는다.
특히 부모가 아이를 직접 돌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정부도 돌봄공백을 덜어주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사업장의 직장어린이집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의 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정책의 골자는 아이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사회구조를 전제로 하는 과거 정책의 연장선에 머물러 있다.
사각지대도 존재한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제도 이용률은 상승했지만 기업 규모나 성별에 따른 문제가 여전히 존재했다. 육아휴직 사용비율은 2021년 기준 300인 이상 기업에서 여성 76.6%, 남성 6.0%인 반면 5~49인 기업에서는 여성 54.1%, 남성의 2.3%만 육아휴직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답은 결국 '아이 낳고 싶어하는 환경 조성'으로 귀결된다. 눈치가 보여 근로시간 단축이나 육아휴직을 쓸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유연근무나 재택근무 등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정부와 정치권 모두 저출생 극복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하지만 위기의식은 아직 부족하다. "내 아이 등하원만 직접 할 수 있어도 회사에 오래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요." 육아휴직 후 복직을 고민하는 지인의 푸념이 귓가를 맴돈다.
이보미 경제부 차장 spri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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