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외도를 한 남편이 아내를 의부증이라 의심하며 오히려 이혼 청구를 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12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두 아들을 둔 결혼 10년 차 주부 A씨가 사업가 남편 B씨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A씨는 상담소에서 "남편은 꽤 성공한 사업가다. 내조하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남편은 남녀불문하고 사업상 알게 된 사람들을 우르르 데리고 왔는데 매일 밤 술상 차리는 게 일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남편은 바쁜 와중에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다정한 아빠였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골프에 푹 빠지더니 가족에게 소홀해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아이가 아플 때조차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이 많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남편의 휴대폰을 가지고 놀던 큰아이가 사진첩을 유심히 보길래 저도 우연히 함께 봤다가 충격에 빠졌다. 사업가 모임에서 골프 여행을 간다고 했던 남편이 한 여자와 밀회를 즐긴 거였다"고 설명했다.
B씨의 외도 상대는 A씨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B씨가 '누님'이라 부르면서 따르던 사업가로, 아들 둘을 키우고 있어 A씨와도 가깝게 지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찾아본 A씨는 두 사람이 1년 넘게 이곳저곳 여행을 다닌 사실을 확인했으며, A씨는 이후 여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B씨는 A씨를 의부증으로 몰고 가며 되레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친권과 양육자는 본인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바람을 피운 사람이 이혼 청구를 해도 되는 거냐. 상간자 소송이 너무 길어지고 있다. 이혼 소송에 영향을 주냐"라고 말했다.
그는 "소송 중 조정일에는 남편이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충분히 보상한다면 이혼 조정에 응하겠다고 말했지만, 남편과 이혼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강조했다.
사연을 접한 정두리 변호사는 "우리 법원은 원칙적으로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이혼 청구를 하는 것을 받아주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중 하나가 상대방이 이혼 의사가 명백할 때"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연자의 경우 이혼 소송이 제기된 이후 조정 과정에서 재산분할이나 위자료 등에 관해 제시한 금액에 동의했지만 혼인을 지속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혼 기각을 구하려면 남편이 유책배우자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법원에 '사실조회신청'을 하면 남편의 금융거래정보, 카드내역, 출입국기록을 요청할 수 있다. 자녀의 친권자와 양육권자를 지정하는 데는 자녀의 복리와 안정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남편이 부정행위를 하느라 자녀에게 소홀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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