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선관위 국감 이례적 출석
질의 방식 등 두고 여야 공방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소방청 등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3일 “선관위가 최근 미흡한 정보 보안 관리와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 등으로 국민께 큰 실망을 드렸다”며 “선관위원장으로서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고 했다.
노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뼈를 깎는 노력으로 끊임없는 조직 혁신과 공정한 선거 관리를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국가정보원이 언급한 선관위 투·개표 시스템 해킹 가능성과 관련해 정보 보안 체계를 더 견고히 구축하는 등 최선의 보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 재발 방지책으로는 △감사관을 개방형 직위로 공모해 전문 인사를 임용하는 방안 △외부 전문가 다수로 구성되는 감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노 위원장은 "2중, 3중의 견제와 감시 장치를 통해 외부의 객관적 시각을 통한 내부 자정 기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노 위원장은 여권 일각의 사퇴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 선관위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감사와 수사 등을 받아야 하는 점, 차기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점 등을 예로 들면서다. 노 위원장은 "자괴감과 부끄러움, 창피함을 많이 느끼지만 제게 남아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지금) 사퇴한다고 해서 선관위가 바로잡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그러면서 "자리 자체에 연연하지 않지만 그런 부분들이 마무리되고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바로 지겠다"고 덧붙였다.
대법관을 겸직하는 선관위원장은 비상임위원이어서 선관위 사무를 그때그때 챙기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노 위원장은 "이번에 일련의 사태를 맞으면서 비상임위원으로서 한계를 많이 느꼈다"며 "헌법적인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선관위원장은) 상임위원이어야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노 위원장은 지난해 국군의 날 경찰 호위를 받는 대법원장 관용차를 따라 버스 전용 차로를 달리다가 적발된 데 "세심하지 못했고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부끄럽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여야는 노 위원장을 두고 거친 공방을 벌였다. 이날 노 위원장 국정감사 출석은 국민의힘 요구에 따라 행안위 의결을 거쳐 확정됐다. 중앙선관위 국감 질의는 통상 위원장이 아닌 사무총장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감사가 시작된 후에도 여야는 질의 방식 등을 두고 고성을 주고받는 등 기 싸움을 벌였다. 이후 진행된 질의에서 여당은 노 위원장 사퇴를 압박했다. 야당은 여권이 제기하는 부정 선거 의혹 등에 반박하는 데 집중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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