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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차분한 변화 추진" 언급 하루 뒤, 친윤 임명직 당직자 총사퇴

강서구청장 보선 완패 뒤 변화 가시화
尹대통령 "차분하고 지혜롭게 내실있는 변화"
언급 하루만에 친윤 핵심 당직자들 사퇴
결국 임명직 당직자들 전원 교체
급진적 변화 보다 안정적 변화 유도


尹 "차분한 변화 추진" 언급 하루 뒤, 친윤 임명직 당직자 총사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월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현진 조직부총장, 박성민 전략부총장, 이철규 사무총장, 김 대표.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차분한 변화 추진"을 언급한지 하루만인 14일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이 잇따라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후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이날 서면공지를 통해 "당의 안정과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임명직 당직자 전원이 사퇴한다"고 밝히면서 집권여당 임명직 당직자 전원은 총사퇴하게 됐다.

친윤 핵심인사들을 포함한 임명직 당직자들의 신속한 사퇴 배경은 예상보다 큰 차이의 패배로 불거진 여당의 전면 쇄신론을 가라앉히면서 안정적인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전날 참모들에게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교훈을 찾아 차분하고 지혜롭게 내실있는 변화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같은 메시지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통해 당 지도부에 알려졌다.

당초 야당이 우세한 지역 한곳에서 치러진 기초자치단체장 보궐선거였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의 의미를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대통령실 내부에서 잇따랐지만, 17%p 차이로 완패했다는 점에 윤 대통령은 이번 보선을 계기로 변화에 나설 것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경우 여당에서 혼란만 가중될 수 있어 현재 당 지도부 체제를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 쇄신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친윤 핵심으로, 임명직 당직자인 이철규 사무총장이 먼저 총대를 메면서 '조용한 쇄신'을 준비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SNS에 "저는 당의 안정과 발전적 도약을 위해 국민의힘 사무총장직을 사임하기로 결정했다"며 "하루 속히 당이 하나돼 당원과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번 보선 경선 과정에서 공천관리위원장으로 경선을 통해 김태우 후보를 내세웠던 만큼, 1차적 책임 대상자로 거론됐고, 김기현 당대표가 혁신안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도 이 사무총장을 포함한 임명직 당직자 자진사퇴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어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도 SNS에 "당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보직을 사임한다"며 "우리 정부와 당의 성공을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백의종군 하겠다"고 밝혔다.

김기현 당대표·윤재옥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 선출직 최고위원을 제외한, 사퇴하는 임명직 당직자는 이 사무총장과 박 전략기획부총장 외에도 배현진 조직부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 강대식 지명직 최고위원, 유상범·강민국 수석대변인을 비롯한 대변인단 등이 포함된다.

이번 임명직 당직자 총사퇴로 김기현 지도부는 새롭게 지도부를 구성해 내년 총선을 준비할 계획이다.

대통령실도 이같은 흐름에 발맞춰 움직일 태세다. 대통령실에선 이달부터 총선 출마를 위한 인사들이 대거 사직할 예정이라, 후속 인선 작업이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선거 결과로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거나 대대적인 인적쇄신, 개편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면서 "보선 패배로 당이 분열되는 것부터 차단하고 제대로 된 변화로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게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