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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직 당직자 총사퇴' 이어 '주말 긴급의총'까지..與, 혼란 수습 총력전

국민의힘 당 및 원내 지도부
지난 14일 임명직 당직자 총사퇴 이어
15일 이례적 주말 긴급 의원총회 통해
향후 정국 및 당정 관계 재설정 나설 듯
당내 의원들은 "김기현이 책임져야" 비판도


'임명직 당직자 총사퇴' 이어 '주말 긴급의총'까지..與, 혼란 수습 총력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내홍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임명직 당직자가 총사퇴한 데 이어 이례적으로 주말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당내에선 "김기현 대표부터 사퇴하라"며 김 대표 책임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수습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김대표는 내홍 지속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은 물론 9월 정기국회에서 정국주도권 잡기가 어렵다는 판단아래 사실상 2기 지도부 구성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 '임명직 총사퇴'·'주말 긴급의총'으로 수습나선 與

15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내년 총선의 전초전으로 평가받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7.15%p(포인트) 차로 참패했다. 강서구가 보수 진영의 험지임에도 당 지도부가 총력전을 전개한 만큼 내년 총선 승리의 교두보와 당 혁신 토대 마련을 위해 당 조직 전면 재정비가 절실한 시점이다.

김기현호(號)는 우여곡절끝에 전날 임명직 지도부 총사퇴로 인적쇄신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철규 사무총장을 비롯해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 등 친윤계 일색의 임명직 지도부가 총사퇴 의사를 밝히면서다. 김 대표 측은 임명직 당직자의 공석을 조속한 시일내 발표한 후 당내 체질 개선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우선 공석인 지도부 후임 인선을 단행해 내부 수습에 진력을 다하는 한편 내년 총선 대비 체제로의 전환을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총선 공천 실무를 주도할 사무총장, 총선 공약의 얼개를 짤 정책위의장, 당 입인 대변인단 등에 이번 보선 참패로 총선 위기론의 진원지로 지목된 '수도권과 중원' 인사의 발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략기획, 조직분야와 지명직 최고위원 등에도 수도권, 중도층 인사를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한 것도 보선 이후 정국 대응방향과 남은 국정감사, 결산, 예산안 심의 등 9월 정기국회 대응 기조는 물론 총선 전략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상당수 의원들은 의총에서 대통령실의 국정기조에 일정부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함께 당과 대통령실의 '수평적 구조'로의 전환, 민생안정 집중, 대야 관계 재설정 등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 대표의 2기 지도부 체제 구성안도 의원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형식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 쇄신에도.."김대표 사퇴론' 지속

보선 참패 이후 정국 수습을 위한 인적쇄신, 정국대응 방향 재설정 시도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 사퇴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5선의 서병수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용산 대통령실에 책임을 떠넘길 생각이라면 버려야 한다"며 "집권당 대표라는 자리는 (김 대표가) 감당하기 버겁다.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국민의 소리를 전달할 결기가 없다면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수도권 출신 최재형 의원도 "임명직 당직자 사퇴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국민이 내린 사약을 영양제나 피로회복제로 생각해선 안된다"며 고강도 인적쇄신을 주문했다.

당내 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 수도권 위기론과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는 김 대표 체제 하에서 일어난 것"이라며 "임명직 당직자 총사퇴로 위기를 탈출하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외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임명직 지도부 사퇴 후 "패전의 책임은 장수가 지는 것"이라며 "지도부로서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고 국민이 탄핵했는데, 쇄신 대상이 쇄신의 주체가 될 자격이 있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