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예루살렘 인근에 사는 코비 퍼거슨씨
"어느때보다 이번 공격 피해 커
물과 식료품 구하기도 힘들어
한국, 방탄조끼·헬멧 지원 부탁"
15일 파이낸셜뉴스는 이스라엘 현지에 거주하는 코비 퍼거슨 마오즈 이스라엘 지부장 겸 CEO(50)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은 화상 통화 장면 캡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촉발된 이스라일과 팔레스타인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군인과 민간인까지 피해를 입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타격을 계속하는 가운데 조만간 지상군 투입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전쟁이 심화하는 경우 이란 정부까지 개입 의사를 밝히면서 양측 분쟁이 중동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이스라엘 시민을 화상 인터뷰하고 국내 거주하는 무슬림 사람들을 만나 입장을 들어봤다.
"저는 지금 목숨 걸고 인터뷰하는 거예요."
이스라엘 예루살렘 인근에 거주하는 코비 퍼거슨씨(50)는 지난 14일 화상 인터뷰로 기자와 접촉해 이렇게 말했다. 퍼거슨씨는 "대피소가 없는 건물에서는 일을 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 지금 인터뷰 때문에 대피소가 없는 사무실에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14일 팔레스타인과의 전쟁이 한창인 이스라엘 현지인 퍼거슨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퍼거슨씨는 '마오즈 이스라엘'이라는 유대인 기독교도(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는 유대인) 단체 소속 이스라엘 지부장 겸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공격이 심하지 않은 예루살렘에서도 전쟁의 여파는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퍼거슨 씨는 "하마스 공격에 대한 경보가 울린 날 바로 대피소로 떠났고 거의 하루종일 있었다. 그후 2~3일간 거의 하루종일 대피소를 들락날락하면서 보냈다"며 "첫날에는 경보가 50회 이상, 거의 100회 가까이 울렸던 것 같다. 너무 자주 경보가 울려서 세다가 놓쳤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18세 이상 40세 이하 남녀를 군사 동원하고 있다. 그는 "내 딸도 열여덟살이라 몇주 뒤면 소집될 것"이라며 "우리 단체 내에서도 직원 절반은 본인이 소집되거나 가족들이 소집돼 정상적으로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군에 소집되지 않은 사람들도 지역방위에 나서고 있다. 그는 "무기가 있는 사람들은 무기를 휴대하고 다녀도 된다는 허가가 나왔다"며 "우리 마을에서는 거리에 차를 세워 바리케이드를 치고 이웃들과 24시간 교대로 보초를 서고 있다"고 했다.
이번 공격은 특히 그 대상과 범위가 커 피해가 막심하다. 퍼거슨씨는 "무슬림에게도 예루살렘은 성지이므로 공격하는 게 금기시되는데 이번에는 다르다"며 "예루살렘 인근에선 미사일 수백발이 쏟아졌고 1500명 이상의 하마스 테러리스트가 이스라엘에 침투해 사람들을 죽이거나 납치하고 있다"고 했다.
퍼거슨씨는 "정부에서 '며칠간 전력 및 식량이 부족하더라도 버틸 수 있도록 대비하라. 물자 부족 상태가 수주간 이어질 수도 있다'는 안내가 나왔다"며 "2~3일 전 상점에 갔을 땐 생수가 다 떨어지고 없었다. 사람들이 물과 식료품을 사들이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에 대해 원조를 요청했다. 그는 "한국에도 방탄조끼와 헬멧을 지원해주길 간청한다. 군인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유대인과 아랍인 모두를 위해서다"라며 "이스라엘에는 아랍인 군인들도 있고, 유대인만큼이나 많은 수가 죽어가고 있다"고 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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