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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에만 1조원 벌었다" 중·저신용자 대신 주담대 집중한 인뱅

상반기 이자수익으로만 1조원 거둔 인터넷은행
주담대 확장 속 중·저신용자대출 외면 우려
카뱅, 주담대 이익이 중·저신용대출 2배..비중도 34%
케뱅 주담대 취급 규모, 중·저신용대출의 % 1.7조↑

"상반기에만 1조원 벌었다" 중·저신용자 대신 주담대 집중한 인뱅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인터넷은행 3곳이 올해 상반기 벌어들인 이자이익이 1조원에 달하며 역대 최대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중·저신용자대출보다 취급 규모가 큰 주택담보대출 취급에 공격적으로 나선 결과다. 이에 인터넷은행이 상생 금융이라는 설립 취지보다 수익성 확보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인터넷은행 3사 이자수익 현황
(상반기 기준, 억원)
구분 2020년 2021년 2022년 2023년
카카오 1829 2711 4179 5297
케이 187 709 1721 2097
토스 - - 260 2438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인터넷은행 주담대 이자수익 추이(상반기)
((): 비중, 억원)
구분 2021년 2022년 2023년
카카오뱅크 576(16.7%) 1358(24.4%) 3245(33.8%)
케이뱅크 55(6.3%) 207(10%) 616(14.8%)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

16일 금융감독원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이자수익은 9832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의 이자수익이 529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토스뱅크와 케이뱅크가 각각 2438억원, 2097억원을 거뒀다.

이는 최근 3년 새 최대 11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카카오뱅크의 이자수익은 지난 2020년 상반기에 1829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지난 2021년 하반기에 출범한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이자수익이 260억원으로 올해 거둔 수익의 9분의 1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이자수익도 187억원에 불과해 올해 11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라는 취지로 출범한 인터넷은행이 '이자 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최근 인터넷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확대에 치중하고 중저신용자대출 대신 고신용자 대출에 집중하면서 자산 규모 성장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주담대를 취급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 2곳의 주담대 이자 수익은 올 상반기 386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상반기 주담대 이자수익(630억원)보다 2년 만에 513%(3230억원) 급증한 수치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이자수익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1년 상반기 주담대 이자수익이 576억원이었으나 이후 1년 만에 이자수익이 782억원 증가했다. 또 지난 2022년 상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주담대 이자수익만 1887억원 증가해 올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전체 이자수익 중 주담대 이자익 비중은 33.8%에 달한다.

케이뱅크의 경우 주담대 이자수익은 올 상반기 616억원을 기록해 전체 이자수익 중 14.8%에 달했다. 지난 2021년 상반기 주담대 이자수익이 55억원(6.3%)임을 고려할 때 2년 만에 이자 수익은 11배, 수익 비중은 2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취급 규모도 중·저신용자대출을 크게 앞질렀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잔액이 올 상반기 17조3223억원으로 나타나 같은 기간 중·저신용자대출 잔액(3조9184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케이뱅크의 경우에도 올해 상반기 주담대 잔액이 3조6934억원으로 중·저신용자대출(1조9806억원)보다 1조7128억원 많았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모두 올해 상반기에 취급한 전체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자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7%, 24%로 30% 미만에 머물렀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금액 자체가 크다 보니 취급 규모나 이자수익의 성장세가 빠른 것일 뿐”이라며 “더구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나 취급액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자 장사’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