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게 회사에서 물러났다"…신상훈 전 사장, 신한은행 상대 손배소
라응찬 전회장 대상 구상금 소송은 진행중
부당대출 등 혐의를 받는 신상훈(오른쪽)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된 뒤 서울고등법원을 나서고 있다. 2013.12.26/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남산 3억원' 의혹이 불거진 신한금융지주 경영진의 법정 공방, 이른바 '신한 사태'가 14년 만에 사실상 마무리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신한은행은 이날 서울고법에서 열린 조정기일에서 합의하기로 결정했다.
양측은 "미래 지향의 호혜 정신에 터잡아 원고(신 전 사장)의 명예회복과 신한금융그룹의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조정 성립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
신 전 사장 측은 조정을 마친 뒤 낸 입장문에서 "신 전 사장은 신한 사태의 진상을 밝히고 자신은 물론 함께 희생된 후배들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이렇게라도 조정을 함으로써 조금이나마 응어리를 풀게 돼 무척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신 전 사장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측이 자신을 무고한 탓에 억울하게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게 됐다며 지난 2020년 2월 신한은행을 상대로 보수와 위자료를 지급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사임하지 않았다면 받을 수 있었던 보수 145억여원과 명예훼손에 따른 위자료 10억여원 등 총 155억여원을 청구했다.
1심 재판부는 "무고로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고, 신 전 사장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남산 3억원 의혹은 지난 2008년 대선 직후 라 전 회장이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에게 지시해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3억원을 건넸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의혹은 라 전 회장 및 이 전 행장 측과 신 전 사장 측이 갈려 고소·고발을 이어간 '신한 사태' 수사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라 전 회장은 신 전 사장을 배임·횡령으로 고소했고, 신 전 사장은 라 전 회장 지시로 현금 3억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3억원이 전달됐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수령자와 명목은 밝혀지지 않아 사건은 미궁으로 남았다.
신 전 사장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후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신 전 사장은 해당 혐의로 지난 2017년 3월 대법원에서 벌금 2000만원을 확정받았다.
한편 신 전 사장은 과거 횡령액으로 지목돼 은행에 갚은 2억6100만원을 라 전 회장이 대신 부담해야 한다며 지난해 4월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지난 13일 1심은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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