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탠더드와 동떨어진 국내 금산분리 규제가 기업들의 투자와 혁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선진국은 규제가 없거나 은행 소유만 금지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시스템 위험이 없는 모든 금융사의 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경제계는 은행·보험 등의 지주회사 금산분리 규제는 현행을 유지하되 일반지주회사의 자산운용사 소유를 허용해 대규모 투자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8일 '지주회사 금산분리 규제개선 건의서'를 발표하고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기업의 구조조정과 소유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위해 1999년 허용된 지주회사 제도가 20여년이 지나면서 우리 기업들의 대표적인 소유지배구조로 자리 잡았다"며 "산업과 금융의 경계가 흐려지는 '빅블러' 시대를 맞고 있는 현재 낡고 과도한 금산분리 규제가 지주회사 체제 기업의 첨단전략산업 투자와 신사업 진출 기회를 가로막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재 공시대상 기업집단 81개 중 약 39개가 지주회사 전환집단으로 절반(48.2%)에 가까운 그룹이 소유지배구조로서 지주회사 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지주회사는 최상단 회사가 다수 계열사를 수직적 형태로 보유하는 피라미드형 기업소유구조다.
대한상의는 지주회사 체제가 우리나라의 대표적 기업소유지배구조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 기업들만 글로벌 스탠더드와 거리가 먼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기 치열한 기술경쟁 및 신산업 선점에 있어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1999년 지주회사가 금융·보험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하는 '금산분리' 규제가 적용되며 △일률규제 △과잉규제 △비지주회사와의 차별 등의 문제가 발생해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글로벌 스탠더드와도 동떨어져 있어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장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은 관련 규제가 없고 미국은 은행 소유만 금지해 지주회사 산하에 비은행 금융회사를 소유할 수 있다. 실제로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인텔 등은 구글벤처스, 인텔캐피털 등을 통해 유망산업에 대한 인수합병(M&A)과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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