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단속 2시간동안 한 명 걸려
지정차로제 현장계도도 병행
올 들어 교통사고 26% 감소
강원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7지구대가 운영하는 제네시스 G70 암행순찰차 사진=강명연 기자
"비상등 켜시고 G70(경찰차) 뒤에 정차하세요."
18일 중앙고속도로 대구·부산방면 강원도 홍천톨게이트 3㎞를 앞둔 구간. 쏜살같이 달려나가던 그랜저를 G70이 바짝 따라붙었다. 차량 안에는 강원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7지구대 소속 김경태, 김갑식 경위가 타고 있었다. 김갑식 경위는 차량 안에 설치된 경광등을 깜박이며 마이크 방송을 통해 그랜저를 멈춰세웠다. 두 사람이 탄 제네시스 G70은 경찰이 운용하는 암행순찰차다. 터보엔진이 장착된 G70의 앞부분엔 카메라와 속도감지레이더가 장착돼 있다. 차량 내부엔 과속차량 녹화 영상을 볼 수 있다. 녹화 영상은 경찰청 서버로 자동전송된다.
■ 효과 '톡톡' G70 암행순찰차
그랜저 차주인 30대 여성 A씨는 강의에 늦었다며 당황한 기색을 드러냈다. A씨는 "1차로로 주행하면 교통법규 위반인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김갑식 경위는 "앞지르기할 경우 1차로로 가고 신속하게 앞지르기를 한 뒤 2차로로 가야 한다"며 "1년 내 단속에 걸리면 벌점 40점이 넘어 면허가 정지될 수 있으니 관리를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갑식 경위는 "시속 146㎞까지 과속하셨는데 번호판이 함께 찍힌 시점의 속도인 120㎞를 위반 속도로 간주했다"면서 6만원 벌금, 15점 벌점 처분을 내렸다. 지정차로 위반이 더해지면 40일 면허 정지도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운전자는 다행히 이를 면하게 됐다.
기자가 이날 동행취재한 2시간 동안 현장 단속에 걸린 운전자는 A씨 한명이었다. 암행순찰차 단속이 많이 알려지면서 멀리서 G70을 보기만 해도 조심하는 차량이 늘었다고 한다.
김경태 경위는 "코나 차량이 우리 차를 보고 2차로로 들어간다. 단속을 안당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G70만 보면 움찔하는 경우가 많지만 다른 차량도 여전히 운영하니 준법운행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지정차로 운행을 알지 못하는 운전자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실제 1차로를 계속 주행하는 싼타페 차량을 향해 김경태 경위는 경종을 울리며 "차량번호 XXXX, 2차로로 주행하십시오"라고 계도하기도 했다.
김경태 경위는 "지정차로 계도 기간을 3년이나 운영했지만 아직도 많이 모른다"며 "속도를 준수하고 지정차로 운행만 위반하는 경우에는 경미하다고 보고 경고나 계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 교통법규 위반 큰 폭 감소
강원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7지구대는 현재 강원도 전체 고속도로 관할하고 있다. 때문에 암행순찰차도 총 6대로 지구대당 1~2대 운영에 비해 많다.
많은 암행순찰차가 배치된 만큼 단속의 효과도 좋다고 했다. 올 들어 이날까지 강원도 관내 고속도로 교통사고는 134건으로 전년동기(180건) 대비 26% 감소했다. 부상자와 사망자는 각각 413명, 3명으로 57%, 28% 줄었다.
김경태 경위는 "슈퍼카 동호인들이 서울에서 인제의 자동차 테마파크까지 굉음을 내며 과속하는데 강원도 관내만 들어오면 서행하거나 국도로 빠진다"며 "지구대 차원에서 단속을 강화하며 소문이 난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청에서는 전국의 암행순찰차 43대에 도입한 탑재형 단속장비를 일반 고속순찰차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17대를 새로 설치했고, 연내 40여대를 추가할 예정이다.
심기원 고속도로순찰대 7지구대장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던 관광버스 여러 대가 안전거리를 지키지 않는 대열 운행은 최근 많이 줄었다"면서도 "단풍 나들이를 떠나는 관광객은 최근 계속 늘고 있어 집중적으로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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