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학부모 진학 상담 쇄도
학원들 의대 준비반 속속 늘려
특강 열자 6분만에 접수 마감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공표하면서 입시학원은 물론이고 의대 준비생과 학부모들이 바빠졌다. 일부 입시학원은 빠르게 의대 준비 특강을 마감했으며 의대 준비생들의 '입시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입시'도 이어졌다. 의대 증원에 준비생과 학부모들도 정부 발표를 반기며 의대 진학 준비에 들어갔다.
■유명학원 방학특강, 줄지어 '마감'
19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5학년도를 목표로 의대정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원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1000명 내외에서 그보다 훨씬 큰 인원까지 늘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학원가는 의대 준비반 확대에 나선 모습이다.
강남대성기숙학원 의대관은 지난 18일 오전 10시 숙식을 포함하는 방학특강 모집을 시작했고, 접수 시작 6분 만에 정원 500명이 다 찬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에는 정원이 다 차는 데 20분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절반도 걸리지 않은 것이다. 대기자 또한 5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원가 주변에는 의대 진학 상담을 위해 학원을 찾은 학부모와 학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의대 준비생 자녀를 둔 A씨의 경우 이날 한 유명학원에서 방학특강 상담을 받기 위해 전라도 지역에서 상경했다. A씨는 "이미 9월부터 겨울방학 특강 모집이 끝나 지금 대기자 명단에 올려둔 상태이다"며 "의대 입시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의대 정원이 늘어난 것은 매우 환영할 일이지만 기숙학원이 공급을 갑자기 늘릴 수 없을 것"이라며 "준비생이 늘어나는 만큼 학원비가 오른다든가 학원 찾기 더욱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의대 준비생 "재수가 대수냐"
학생과 학부모들은 의대 증원 소식에 한목소리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해온 고등학교 3학년 최모군(18)은 "재수까지 생각하면 의대에 갈 기회가 커져 기대된다"며 "원래도 흉부외과나 신경외과 등 비인기 과에 갈 생각이어서 비인기 과만 늘린다고 하더라도 기대가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대학보다 수시나 입시전략 차이가 큰 편이라 정시로 지원할 때가 되면 입시 컨설팅도 크게 열리지 않을까"라고 언급했다.
의대 준비생 학부모인 50대 김모씨는 "지금 아이가 고3이라 의대 증원에 큰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도 매우 좋은 소식"이라며 "취업이 힘든 이 시기에 전문직이 되는 것인데 재수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의대 정원 증원이 당초 정부의 의도대로 지방 의사와 소아과 등 필수의료 인력을 확보하는 역할이 가능할지 의문도 제기됐다.
이경수 학생학부모교사인권연대 충북본부장은 "주변 의대 준비생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금도 일부 과에 의사가 몰리는데 의사 정원이 늘어나면서 특정 분야에만 과포화되지 않을까'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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