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의사 없어...현실적으로 체약 어렵다
외화(달러) 유출 가능성도 낮다는 분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한국과 미국의 금리격차가 최대 2%p로 벌어진 가운데 일각에서 제기된 달러 유출 우려에 대해서 한국은행이 '우려할 필요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금리 역전기 외화 자금은 오히려 유입
23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현황'과 '2022년도 국정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조치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기준금리가 3.5%로 미국보다 최대 2%p 낮지만 달러 등 외화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갈 가능성은 낮다.
한은은 정책금리 역전 폭이 커지는 것은 이론적으로 원화 약세 요인일 수 있지만, 지난해 이후 환율 움직임은 금리차 자체보다는 금리 향방에 대한 기대에 더 크게 영향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정책금리 역전 폭 확대에도 원·달러 환율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리차 역전 상황에서 외국인의 증권투자자금이 유출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은 금리 역전이 시작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외국인 증권자금은 오히려 유입세라고 반박했다. 또 과거 한미 금리차 역전기에도 외국인 증권자금은 대체로 순유입을 기록했다.
실제 지난해 7월 이후 올해 9월까지 유입된 외국인 증권자금은 216억3000만달러에 달한다. 이 중 주식자금(116억4000만달러)은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 등에 힘입어 유입세를 이어왔지만, 최근 들어 2차전지 업종 주가 하락에 따라 소폭의 순유출로 전환했다.
채권자금 99억8000만달러도 대규모 만기도래, 차익거래유인 등락 등의 영향으로 변동성이 커졌지만, 민간부문에서 순유입했다. 올해 3·4분기 대규모 만기도래, 낮은 차익거래유인 지속 등으로 소폭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미 금리격차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단, 지난 19일 금통위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인 중 5인은 '물가상승 압력이 더 커졌고 상승률 목표수준 수렴 시기는 늦춰질 가능성이 큰 만큼 긴축 강도를 더 강화할 필요성이 커져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말했다.
통화스와프는 미 연준 의지가 중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위기에 선제 대응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요국의 긴축 기조 시장의 예상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필요성이 커졌다.
한은은 △현재 국내 달러자금시장 상황과 △미 연준의 스와프 운용 기준 등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통화스와프 체결 필요성과 현실적 가능성이 모두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현재 달러자금시장은 유동성이 비교적 안정적이기 때문에 금융기관이 달러를 원활히 조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연준도 현 시점에서 한국과 위기대응용 통화스와프 체결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연준은 글로벌 달러자금시장의 유동성 경색 발생할 경우 미국 내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통화스와프를 활용한다. 미국 경기가 예상 밖 호조를 보이고, 글로벌 유동성이 안정적인 현 상황에서 미 연준이 통화스와프 체결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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