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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이스라엘 자위권 지원하되 5차 중동전쟁 확전은 안돼"

이스라엘 자위권 행사 중간점검... '5차 중동전쟁' 확전 자재 필요
국제사회 하마스 엄벌 지원, 5차 중동전쟁은 안 된단 신호 보내야

[파이낸셜뉴스]
전문가 "이스라엘 자위권 지원하되 5차 중동전쟁 확전은 안돼"
이스라엘 남부 스데로트에서 23일(현지시간) 촬영한 가자지구 북부의 모습. 이스라엘군 공습 이후 연기가 치솟고 파편이 날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이어지면서 양측에서 6천500명 이상이 숨졌다.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이 보름 이상 지속되면서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밖에서도 교전이 일어나는 등 확전 양상을 띠고 있다.

전문가 일각에선 하마스의 선제적 예방타격(Preventive strike) 성격의 도발 실행은 남녀노소, 민군을 구분하지 않은 무차별 잔혹 살상 행위와 인질전으로 이어진 전쟁일 뿐 아니라 일종의 전쟁범죄로서 명분도 없으며 국제법을 위반한 행위임은 분명하지만 이스라엘이 자위권과 전면전쟁을 구분해야 5차 중동전쟁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가 활동이 포착됐다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관할하는 요르단강 서안의 제닌 난민 캠프 인근에 있는 알안사르 모스크를 공습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날 공습으로 최소 93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스라엘 국방부는 레바논 국경과 인접한 14곳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추가 대피령을 내렸다. 이스라엘 최북단에 위치한 인구 2만명 규모의 도시 키랴트 시모나 등에 사는 주민들은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와 무력 공방이 계속되자 대규모 피란을 떠났다.

같은날 새벽 시리아 국영 사나(SANA) 통신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와 북부 알레포의 국제공항 두 곳이 지난 12일과 14일에 이어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활주로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다마스쿠스 공항에서는 1명이 사망했으며 여러 명이 다쳤다고 덧붙였다.

23일 새벽에도 이스라엘 전투기가 이스라엘 북부의 레바논과 국경을 접한 헤즈볼라 부대 두 곳을 공습해 헤즈볼라 대원 1명이 숨졌다고 레바논 국영 내셔널뉴스통신은 보도했다.

전문가 "이스라엘 자위권 지원하되 5차 중동전쟁 확전은 안돼"
이스라엘군이 12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와 북부 도시 알레포의 공항을 공습. 두 공항의 활주로들이 훼손됐다고 시리아의 친정부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다마스쿠스 국제공항의 모습. 사진= 예루살렘 포스트·뉴시스
지난 21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2인자 셰이크 나임 카셈은 대원 6명이 숨졌다며 “이스라엘은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우린 이미 전쟁의 중심에 있다”며 사실상 참전 상태임을 밝혔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는 일생일대의 실수를 저지르게 될 것이며, 우리는 헤즈볼라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힘으로 무력화시킬 것”이라 맞받았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이스라엘 스스로 ‘정의의 전쟁(Just War)’ 개념을 통해 국제원칙으로 자리를 잡은 ‘비례성’ 측면에서 더 이상의 자위권 행사가 부합하는지 숙고해야 한다"며 "하마스의 잘못을 엄벌하는 것이 와전돼 이슬람 세계 전체와 전쟁으로 돌입하는 것은 아닌지 중간점검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까지 이스라엘측 사망자가 1400명이고 팔레스타인측 사망자가 4600명이라는 점에서 이스라엘은 이미 3배 이상의 보복을 가한 상태"라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뿐 아니라 서안지구(West Bank)도 공격에 나섰고, 레바논과 시리아까지 공격에 나서면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지난 4차례의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바 있지만 5차 중동전쟁 확전을 무릅쓰고 전선을 확대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중동지역의 안보 뿐 아니라 국제안보를 위해서도 비극을 초래할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할 것"이라며 "국제사회도 이스라엘의 하마스 엄벌에는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5차 중동전쟁은 안 된다는 강력한 신호도 동시에 보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