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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11월 노란봉투법·방송 3법 강행 처리 예고..與는 필리버스터

이르면 11월 13일께 완료 전망
野 단독 처리-대통령 거부권 반복되나


민주, 11월 노란봉투법·방송 3법 강행 처리 예고..與는 필리버스터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4일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예방,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
[파이낸셜뉴스] 야당이 입법을 강행해 온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2·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 11월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을 전망이다. 여야 합의를 요청하며 상정을 막아 온 김진표 국회의장이 뜻을 꺾으면서 야당 손을 들어 줬기 때문인데, 여당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로 맞설 방침이어서 여야간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4일 국회에서 국정감사대책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내달 9일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통과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동자 쟁의 행위를 상대로 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 배상 소송을 제한한다는 취지의 노란봉투법과 KBS·MBC·EBS 등 공영 방송 이사회 구성 및 사장 선임 절차를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하는 방송 3법은 야당이 올 초부터 단독 처리 절차를 밟아 온 법안들이다. 여당이 위원장을 맡은 법제사법위원회 계류 기간이 길어지자 방송 3법은 지난 3월, 노란봉투법은 지난 5월 각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야당 주도하에 본회의로 직회부됐다.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처리는 당초 야당 목표보다 늦춰진 감이 있다. 거야 단독 처리-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반복 악순환을 우려한 김 의장 의지로 인해서다. 앞서 야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 등을 단독 처리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거부권으로 맞섰다. 이에 김 의장은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등에 대해서는 여야 협의를 요청하며 본회의 안건 상정을 거부했다. 그는 지난 9월 단식 중이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찾아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사전에 예고되거나 그렇게 되는 것이 분명한 사안에 대해 반복해서 (야당) 단독 처리를 계속하는 게 옳은 건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해를 구한 바 있는 만큼 상정을 계속 미룰 수는 없다는 것이 김 의장 입장이다. 의장실 관계자는 “김 의장이 전날 양당 원내대표를 만나 내달 9일에 안건을 상정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을 설명했다”며 “정해진 국회 절차를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 김 의장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여당은 강력 반발하면서 필리버스터로 맞설 예정이다. 필리버스터 시작 후 24시간이 지나면 재적 의원 5분의 3(179명) 찬성으로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따라서 4개 법안 처리가 완료되는 시점은 이르면 내달 13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야는 그간 '정쟁 유발' 소재로 지적받아온 국회 회의장 내 피켓 부착 및 상대 당을 향한 고성·야유를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등에서 양당 의원들이 상대 당에 고성·야유를 보내는 일이 반복됐다. 최근 국방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벌인 피케팅이 파행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여야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쟁을 자제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보이지만, 계속될 여야 대치 국면에서 이 같은 '신사협정'이 제대로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