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항공의 보잉737-9 맥스 기종.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84명을 태운 여객기에서 엔진을 끄려고 시도한 미국의 조종사가 탑승하기 전 마약 성분이 있는 '환각 버섯'을 먹은 정황이 포착됐다.
조종사는 운행 중 엔진을 정지시키려고 한 이유로 "꿈에서 깨어나려고 한 것"이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및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알래스카 항공의 조종사 조지프 데이비드 에머슨(44)은 승객과 승무원 총 83명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이같이 밝혔다.
앞서 에머슨은 지난 22일 미국 워싱턴주(州) 에버렛-샌프란시스코행 알래스카 항공 자회사 호라이즌 항공 2059편에서 비번 조종사로 탑승했다. 이 과정에서 여객기 엔진을 끄려고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다행히 주변 조종사들이 그를 제압하면서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다.
에머슨은 경찰 조사에서 6년간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최근 친구가 사망하면서 환각 버섯으로 (치료) 실험을 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환각 버섯의 성분 중 하나인 '사일로빈(실로시빈)'은 국내에서 마약류 관리법상 향정신성 의약품에 해당한다. 미국 오리건주는 2020년부터 정신질환 치료에 사용하도록 허가했다.
에머슨은 이 버섯을 먹고 난 이후 40시간 넘게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비행기에 탑승했다고도 주장했다.
수사당국은 에머슨의 진술에 따라 비행 당시에도 환각 상태였는지 파악 중이다. 20년 넘게 비행기 조종사로 일한 에머슨은 정기적 건강 검진 등을 거친 뒤, 올해 9월 연방 항공국의 관련 검사를 통과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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