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진공 사장 "유찰 가능성 언급 어려워..공사가 일정 지분 보유해 공공성 확보하는 것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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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적격 인수자가 없으면 HMM(옛 현대상선)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발언 이후 산업은행이 진화에 나섰다.
산업은행은 25일 보도 참고 자료를 통해 "지난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관련 언급은 원론적인 답변"이라며 "현재 참여 중인 인수 후보자들은 각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 후보자들이 진정성 있게 거래에 임하고 있어 일부 언론의 유찰 가능성, 타 기업의 인수 가능성 등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전날 오전 정무위 국감에서 '적격 인수자가 없다고 판단하더라도 HMM을 이번 입찰에서 반드시 매각할 것이냐'란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재개된 국감에서 강 회장은 "마치 현재 응모자들이 적격자가 아닌다는 식으로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그건 결코 아니고 원론적인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정정했다. 그는 "현재 인수 의사를 보인 기업들이 각 부문에서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은 지난 7월 HMM 경영권 매각공고 이후 예비 입찰을 거쳐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 LX인터내셔널 등 3곳을 입찰 적격 후보로 선정했다. 지난달 6일부터 실사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 달 최종입찰을 진행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그간 HMM 매각을 연내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왔지만 업계에서는 HMM의 매각가격이 5조∼7조원 정도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후보 세 곳 모두 자체 여력으로 HMM을 인수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날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인수 후보들의 자산 규모가 HMM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고 자기자본과 시가총액은 5분의 1 수준이라면서 "새우가 고래를 삼킬 우려에 대한 지적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 논리로만 매각에 집중할 경우에는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없고 해운업계 구조 건전성에도 오히려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이날 종합감사에서 신정훈 의원으로부터 적격 인수자가 없으면 유찰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현재 매각 절차가 유효하게 진행되고 있으므로 유찰 가능성을 제가 언급하는 것은 어렵다"고 답했다.
아울러 매각 측이 보유 지분 전량이 아니라 희석 기준 지분율로 38.9%를 매각한다면서 "나머지 지분은 국가전략산업인 해운산업에서 유일한 국적선사인 HMM의 비중을 고려해 공사가 일정 지분을 계속 보유해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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