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의 핵심 축 "예비군은 현역병의 6배 규모"
병무청, 이동권·학습권·생활권 3권 보장 개선 발표
인구급감 시대, 예비군 창설 55년 정책적·제도 개선 절실
[파이낸셜뉴스]
2022년 5월 31일 서울 서초구 과학화 예비군훈련장에서 시범 실시된 예비군훈련에서 조교들이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제공
병무청은 28일 현역 병력과 함께 국가 안보의 핵심 축인 예비군이 그에 합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처우 개선 및 혜택 제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병무청에 따르면 특히 현역병의 6배 규모에 이르며, 유사시 국가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대한민국 국가 안보의 핵심 축인 예비군의 3권 보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예비군 3권 보장이란 예비군 훈련장 교통편을 지원하는 '이동권', 대학생들이 예비군 훈련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학교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재 규정을 강화한 '학습권', 예비군 훈련 참여에 따른 실비 지원을 현실화하는 '생활권'을 말한다.
병무청은 이외에도 동원훈련소집 연기기준 개선과 나라사랑 가게 운영을 통해 예비군이 그 노고에 합당한 최소한의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처우 개선 및 혜택 제공을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개최된 '국방대학교 국가안보 포럼'에서 장태동 국방대 예비전력연구센터장도 “상비병력의 감축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여기에서 오는 전력의 공백을 메꾸는 핵심은 예비군들을 정예화하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구경북지방병무청 전경. 사진=뉴시스
■예비군 '이동권' 보장 제도 개선
병무청은 교통비의 경우, 올해부터 연료비와 통행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산출기준을 변경하면서 약 20%의 인상효과가 있는 것으로 집계했다.
동원훈련에 참가하는 예비군에게 실질적인 보상이 될 수 있도록 국방부 및 병무청은 여비 단가에 대해 지속적인 인상을 추진하고 있단 얘기다.
각 지자체도 예비군들을 위한 무료 셔틀버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 3월부터 서울시 최초로 무료 예비군 훈련 수송버스 지원사업을 시행한 양천구의 사례가 청년정책 2호 ‘예비군 3권 보장’ 중 이동권 보장 모범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서울시에선 지난 10월 4일 ‘서울특별시 예비군 훈련장 수송버스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이르면 내년부터 수송버스 운행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무청에서도 자체적으로 내년도 단체수송 확대를 위한 버스 임차료 예산 증액을 신청한 상태이며, 동원예비군의 이동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향후 지자체와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동원훈련 입소대상자 최근 5년간 여비지급 기준의 변화. 보상비와 함께 식비, 교통비 등 여비가 지급된다. 훈련을 모두 마치고 퇴소 시 소집부대에서 일괄 지급한다. 단위=원, 연료비= 이동거리 × 유가(1,486원) ÷ 연비(13.3km/L), 통행료(유료도로 이용시, 1종 기준) 기본요금(900원)+단가(44.3/km). 자료=병무청 제공
■예비군 '학습권' 보장 제도 개선
병무청은 기존에는 직업훈련기관에서 3개월 이상 과정에 재학 중인 예비군만 훈련연기가 가능했으나, 올해 7월부턴 1개월 이상 과정에서 재학 중인 예비군의 경우도 동원훈련 연기가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했다. 이는 취업준비생 및 사회초년생이 많은 예비군의 특성을 고려한 동원훈련 연기요건 완화 조치다. 다만, 직업훈련 사유로 동원훈련을 연기하는 것은 동원훈련 대상기간 중에 2회에 한해서만 가능하도록 했다.
이 같은 조치로 전체 동원훈련 입영 대상자 가운데 직업훈련 재학 사유로 동원훈련 연기를 접수해 혜택을 받은 건수는 2023년 8월 말 기준으로 3.8%로 이는 지난해인 2022년과 2019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알려졌다.
병무청은 직업훈련기관에 재학 중인 동원 예비군 대상자가 실질적 혜택을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향후에도 취업을 준비하는 해당 예비군들이 해당 제도를 적극 이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병무청은 또 올해 9월엔 대학수학능력시험 및 편·입학 시험 접수 전이라도 수능 정기 모의고사 성적표, 학원재원 증빙서류 등 시험 준비를 입증할 수 있는 경우, 동원훈련 1회 연기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완화했다.
기존에는 수능 및 편입학 시험에 접수한 사람만 연기가 가능하여, 시험을 준비 중이더라도 접수일 전 동원훈련이 통지된 예비군은 연기가 불가능했다.
병무청은 지난해 2022년 3~11월 기간 대입수능 및 편입학 시험 응시 준비로 연기를 문의·신청한 인원 중 부결된 사람이 월평균 119명이었으나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2024년부터 연간 약 1071명의 수험생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수능 및 편·입학 시험 응시 사유 동원훈련 연기제도 개선 사항. 자료=병무청 제공
■예비군 '생활권' 보장 제도 개선
올해 7월, 병무청은 국민권익위원회, 국방부와 함께 3개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국민신문고 등 정부에 제기된 예비군의 각종 민원을 분석해 예비군이 좀 더 쉽고 편안하게 훈련을 이수할 수 있도록 예비군 훈련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선하였음을 발표했다.
그 결과 일부 부대에서만 시행되던 휴일 예비군 훈련 제도가 모든 훈련장으로 확대했으며, 홀로 아이를 양육하는 한부모 예비군의 경우 동원훈련 연기가 최대 2회까지 가능하던 것을 횟수 제한을 폐지해 2박3일 숙영해야 하는 동원훈련 대신 출퇴근하는 동미참 훈련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올해는 폭우, 태풍, 화재 등 유난히 자연재해로 인한 재난 피해가 많았다. 이에 특별재난지역에 거주하는 예비군 본인 또는 가족이 피해를 입은 경우 본인이 신청하면 해당연도 병력동원훈련소집 면제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재난 피해를 신속하고 복구하고 예비군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병무청에선 동원훈련을 이수한 사람 등 병역이행자에게 다양하고 실질적인 혜택 제공을 위해 상품 또는 서비스 가격을 할인해 주는 '나라사랑 가게' 모집 사업을 올해 8월부터 시작했다.
동원훈련을 이수한 예비군이라면 누구나 나라사랑 가게에 등록된 제휴 업체 이용 시 동원훈련 소집필증을 제시하면 각종 할인 혜택을 받아볼 수 있다. 사업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나라사랑 가게 업체는 병원, 헬스장, 음식점, 미용실 등 9월 말 기준 전국 139곳에서 동참하고 있으며 향후 예비군들에게 더욱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적극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나라사랑 가게 협약업체 현황, 2023년 9월 말 기준. 자료=병무청 제공
■인구급감 시대, 국가 안보의 핵심 '예비군 창설 55년'... 정책·제도 개선 절실
1968년에 대한민국 예비군이 창설된 지 올해로 55년이 지났다. 지난해 말 기준 대한민국 예비군의 규모는 약 290만명으로, 이는 현역 군인 약 50만명의 6배에 가까운 규모다. 이 가운데 전시 등 국가비상사태를 대비한 병력동원훈련의 올해 입영 계획인원은 약 30만명이며, 올해 상반기 기준 15만6000여명이 입영했다.
예비군은 현역과 더불어 국가 안보의 중요한 핵심 축이다. 인구급감 시대 특히 평균 출산율이 지난해 기준 0.78명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경우 현역 자원이 부족해지면 자연히 예비전력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병무청은 "예비군의 경우 현역 복무를 마친 후에도 국가 방위를 위해 매년 부과되는 예비군 훈련에 참석하는 등 그 노고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대한민국 290만여 명의 예비군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그에 합당한 예우를 받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앞으로도 예비군 권익 보장과 청년층 취업 지원 확대를 위해 예비군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아직도 국가 안보의 중요한 핵심 축인 예비군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처우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일부 대학에선 예비군 훈련에 참가한 학생에 대해 결석 처리하고 장학금까지 깎은 사건이 알려지면서 예비군 처우 개선 정책에 대한 목소리가 공론화 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예비군 처우 개선을 위한 3권보장 방안을 위해 당정이 머리를 맞대고 예비군 및 동원훈련 참가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처벌을 강화하도록 하는 법안도 국회에 발의된 바 있다.
대한민국 예비군이 창설된 지 올해로 55년이 지났다. 1968년 4월 1일 대전공설운동장 향토예비군 창설식. 사진=국방부 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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