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로비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이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을 1심 선고 후 8개월여 만에 소환하며 추가 기소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항소심을 앞두고 있는 뇌물수수 혐의 재판의 공소장을 변경해 '범죄수익 은닉' 혐의를 추가하는 방안을 고민했지만, 별도 기소하는 방안을 선택하기로 했다.
법원이 뇌물수수와 범죄수익 은닉 사건을 병합하지 않으면 곽 전 의원은 두 개의 재판을 받게 된다. 검찰은 곽 전 의원과 아들 병채씨 사이가 '경제공동체'임을 입증해 각 혐의에 대해 유죄를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최근 "곽 전 의원 소환조사 결과 지금까지 추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것을 바탕으로 사건 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항소심과 별개로 기소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당초 뇌물수수 혐의 항소심에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하는 안을 검토했지만, 혐의와 심급이 달라 따로 재판을 진행하는 방안을 결정했다. 다만 법원이 두 사건의 유사성 등을 고려해 병합할 가능성이 있어, 각각 재판이 진행될지 여부는 법원 결정에 달려있다. 검찰은 병채씨도 공범으로 묶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4월 병채씨를 입건해 10여 차례 조사를 진행해왔다.
검찰은 현재 곽 전 의원과 병채씨가 경제공동체라는 점을 입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지난 25일 곽 전 의원을 불러 9시간이 넘는 조사를 진행했는데, 곽 전 의원이 병채씨에게 준 전세보증금 2000만원, 대학원 등록금 3000만원 등에 대해 조사했다고 한다. 검찰이 경제공동체 입증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둘 사이가 경제공동체가 아니라는 것이 1심 재판부가 곽 전 의원이 무죄라고 판단하는 근거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자금 액수도 높일 예정이다. 공여자로 지목된 남욱씨가 "기존 전달한 5000만원 외에 2016년 총선 직후 5000만원을 추가로 줬다"는 진술을 추가로 했기 때문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곽 전 의원이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2016년 남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것에 대해 벌금 800만원을 선고하고 5000만원을 추징했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 변호사 상담비로 보기 어려운 액수가 오갔다는 점에서 불법 정치자금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1심 재판에서도 곽 전 의원은 남씨가 준 5000만원이 정치자금으로 받은 것이 아닌 변호사 상담을 대가로 비용 정산을 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 전 의원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은 올해 12월 19일 서울고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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