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일본 정부가 외국인 창업가의 체류자격 요건을 완화한다.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 창업가를 늘려 해외 첨단 기술이나 창의력을 끌어오겠다는 목표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창업에 뜻을 둔 외국인이 사업장이나 출자금 없이도 2년간 체류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한다.
지금은 일본에서 외국인이 창업하려면 △사업장 확보 △2인 이상의 상근직원 또는 500만엔 이상의 출자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신문은 외국인 창업가가 늘어나면 해외 최첨단 기술이나 외국인 특유의 발상을 일본 사회에 도입할 수 있다면서 미국에는 구글과 테슬라 등 해외에서 온 경영자들이 차세대 산업을 만들어 낸 사례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창업한 지 얼마 안 된 스타트업은 매출이나 이익이 적어 500만엔 이상의 출자금을 모으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2년의 유예 기간이 도입되면 사업을 성장시키는데 투자 자금을 돌릴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사업장 등의 요건을 완화하고 창업 촉진을 위한 환경을 정비한다.
출입국체류관리청이 내년 중 체류자격을 개정하고, 국가전략 특구와 경제산업성으로 나뉘어 있는 2개 사업을 통합한다. 사업계획이 인정되면 전국에서 2년간 체류할 수 있다.
외국인 창업을 지원하는 특구 제도는 2015년 시작돼 올 4월까지 총 380여명이 인정을 받았다. 대부분 13개 특구 중 도쿄나 후쿠오카에 집중돼 있다.
출입국관리청에 따르면 경영자 등에게 주는 경영관리 자격으로 체류하는 외국인은 올 6월말 현재 3만5000여명이다.
2015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창업 문턱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기업가 매력도 평가에서 일본은 다국적 기업 수, 세제, 국적 취득의 용이성 등 종합적 요건에서 24개국 중 21위를 기록했다.
신문은 행정 수속의 디지털화나 언어 장벽에 대한 대응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짚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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