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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부터 변동금리 대출한도 축소”...‘스트레스 DSR 도입’ 특명 떨어진 은행

2년 만에 최대폭 증가한 가계대출 ‘비상’
금융당국, 변동형 상품의 금리산정체계 점검
‘스트레스 DSR’ 도입 위한 사전 작업 착수
매달 갚는 돈 늘려 대출 총량 줄이는 방식

“연말부터 변동금리 대출한도 축소”...‘스트레스 DSR 도입’ 특명 떨어진 은행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금융당국이 연말까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기 위해 은행권이 변동형 상품 대출 시 적용하는 가산금리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이 2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자 부실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변동금리 대출 비중을 줄이려는 취지에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27일부터 시중은행의 변동형 상품의 금리산정체계를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각 은행들이 변동금리 상품별 가산금리 적용 수준을 어떤 기준에 의해 산정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스트레스 DSR을 연내에 전면 도입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스트레스 DSR이란 변동금리 상품에 대해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더한 추가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소득 5000만원인 회사원이 변동금리 연 4.5%(30년 만기)로 대출할 경우, DSR 40%를 적용하면 최대 3억3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 DSR을 적용하면(가산금리 1%p) 5.5%로 DSR을 산정하게 돼 한도가 2억9000만원으로 4000만원 줄어든다.

이같이 가산금리가 적용될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면서 대출 한도는 그만큼 줄어들어 대출 총량 자체를 감소시킬 수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25일 은행 부행장 간담회를 통해 연내 스트레스 DSR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은행별로 내규와 전산시스템을 갖춰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당정도 지난 29일 변동금리 대출 비중 개선을 위해 스트레스 DSR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과거 고금리 시점과 현시점의 금리를 비교해 가산금리를 설정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변동금리 스트레스 DSR 추진에 적극 나선 이유는 주택담보대출부터 신용대출까지 가계부채가 전반적으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6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4조8018억원으로 지난달 말(682조3294억원)보다 2조4723억원 증가했다. 지난 2021년 10월 이후 월 증가폭이 2년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 주담대도 같은 기간 2조2504억원 증가했고 신용대출도 1년 11개월 만에 반등하며 5307억원 증가했다.

스트레스 DSR을 통해 변동금리 수요를 억제에 나선 금융당국은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을 도입해 장기·고정금리 대출 확대도 동시에 노릴 계획이다. 커버드본드는 금융기관이 부동산담보대출 등 자신이 보유한 고정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채권이다. 일반 은행채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장기·고정금리 대출공급을 수월하게 확대할 수 있다.

은행권은 대출금리 추가 인상을 통해 자체 대출 규제에 나선 상태다. 신한은행은 오는 11월부터 주담대 중 신규코픽스, 신잔액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상품의 가산금리를 0.05%p 높인다. 전세자금 대출과 신용대출 중 1년물 이하를 지표로 하는 상품의 가산금리도 0.05%p 인상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초 비대면 주담대 상품의 금리를 0.15%p 높였고,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중순께 주담대·전세대출 금리를 각각 0.2%p, 0.3%p 인상했다. 농협은행도 지난 17일부터 주담대·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3%p 높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상승세에 5대 은행의 부장단이 매주 금요일마다 회의를 통해 가계대출 동향을 점검하고 있고 금융당국도 전화로 매일 대출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며 “변동금리 스트레스 DSR에 대한 금융당국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적극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