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법정에서 증인으로 나온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설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강씨가 이씨에게 사무부총장 자리에서 “비켜달라”고 요구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2부(김정곤·김미경·허경무 부장판사)는 30일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씨와 윤관석 무소속 의원의 5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이씨는 전당대회 당시 강씨가 송영길 선거 캠프 조직의 '총괄 역할'이었는지를 둘러싸고 강씨 측과 날을 세웠다.
이날 이씨는 강씨가 송영길 선거캠프 조직을 총괄하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씨가 “선거때도 제가 캠프 자주 왔다고 하셨는데. 박용수씨와 소원한 관계 때문에 잘 안 갔다”고 반박하자 이씨는 “총괄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거냐?”고 반문하며 “강래구씨가 저에게 직접 총괄이라고 했던 것을 말해도 되겠느냐”고 맞섰다.
이어 이씨는 강씨를 향해 “ 제가 사무부총장을 맡고 있을 때 저에게 '내가 캠프 총괄했었기 때문에 사무부총장을 이제 나에게 넘기라'고 하신 적 있지 않느냐”며 “당이 뭐 나눠 먹는 초콜릿도 아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씨는 “저는 강래구씨를 정치 선배로 생각했고. 제가 조직본부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많이 도움받고 배웠다”며 “근데 선거가 끝나고 강씨가 ‘내가 수자원공사 감사위원 그만두고 사무부총장을 맡아야겠으니 비켜달라, 너가 그만둔다고 하면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말했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또 “수 차례 말했지만, 당시 누구에게 얼마를 줄지, 누구를 주고 누구는 안 주고 이런 결정은 강씨가 했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지난 23일에 열린 재판에서도 증인으로 나와 “조직본부의 구성·활동에 관해서는 강씨로부터 지시를 받을 수밖에 없었고 이런 지원을 처음부터 약속했기에 모든 것 하나하나를 강씨에게 (확인)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씨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후보였던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선을 위해 돈 봉투 살포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강씨가 사업가 김씨로부터 기부금 5000만원을 받고 캠프 자금과 함께 총 6000만원을 2021년 4월27~28일 이틀에 걸쳐 윤관석 무소속 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윤 의원이 이 돈을 다른 의원 20명에게 300만원씩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강씨 측은 앞선 재판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관여한 정도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강씨 측은 "피고인이 주지도 않은 금품에 대해서도 전부 공범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관여하지도 않은 부분까지 책임지라는 것은 너무 부당하다"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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