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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경고음에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인상

정부, 추가 대출규제 움직임
보금자리론 내달3일 0.25%p ↑
스트레스 DSR 연내 도입 맞춰
기준되는 은행 가산금리도 점검

내달부터 한국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가 0.25%p 인상된다. 당정이 '외환위기보다 몇십배 위력이 클 것'이라며 가계부채 위험수위를 경고하고 나선 다음 날 가계부채 주범으로 지목됐던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올라 저금리 상품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지게 됐다. 가계대출 억제방안으로 금융당국이 연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전면 도입을 선언한 가운데 시중은행들 역시 도입 준비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당정이 과도하게 늘어난 가계부채를 누르기 위해 본격 나서면서 은행 대출문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오는 11월 3일부터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0.25%p 인상한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9월에 이어 두 달 만의 인상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지난 9월 27일부터 공급을 중단했지만 전날 정부가 한도를 초과하더라도 서민·저가 주택은 지원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대출 문이 열리더라도 두 차례 금리인상으로 수요가 예전 같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연말까지 스트레스 DSR을 적용하기 위해 은행권이 변동형 상품 대출 시 적용하는 가산금리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스트레스 DSR이란 변동금리 상품에 대해 향후 금리상승 가능성을 더한 추가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제도다. 가산금리가 적용될 경우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면서 대출한도는 그만큼 줄어들어 대출총량 자체를 감소시킬 수 있다. 현재 과거 고금리 시점과 현시점의 금리를 비교해 가산금리를 설정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역시 대출금리 추가 인상을 통해 자체 대출규제에 나선 상태다. 실제 신한은행은 오는 11월부터 주담대 중 신규코픽스, 신잔액코픽스를 기준으로 하는 상품의 가산금리를 0.05%p 높인다.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 중 1년물 이하를 지표로 하는 상품의 가산금리도 0.05%p 인상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초 비대면 주담대 상품의 금리를 0.15%p 높였고,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중순께 주담대·전세대출 금리를 각각 0.2%p, 0.3%p 인상했다. NH농협은행도 지난 17일부터 주담대·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3%p 높였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 행태 서베이 결과'에서도 올 4·4분기 은행들이 대출문턱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은에 따르면 올 4·4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11로, 전분기 대비 9p 하락했다. 대출태도지수가 양(+)이면 대출태도를 완화할 것이라고 답한 금융사가 많다는 의미이고, 음(-)이면 그 반대다. 한은은 "정부가 지난 9월 13일 장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관리방안을 실시한 것 등을 반영해 가계주택을 중심으로 대출태도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