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라비(30·김원식)가 3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병역비리 첫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검찰이 가짜 뇌전증(간질)으로 병역 면탈을 시도해 1심 집행유예를 받은 래퍼 라비(김원식·30)에게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구형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 2-3재판부(김성원 이원신 권오석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오전 열린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라비와 나플라(31·최석배) 등 9명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은 라비에 대해 "공인의 지위에서 조직적, 계획적으로 병역 면탈을 시도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라비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원심 선고에 대해 항소하지 않았고 검찰이 주장하는 항소 이유는 원심에서 이미 충분히 심리돼 반영됐다"며 "검찰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라비는 "하루하루 반성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평생 제 과오를 잊지 않고 반드시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1심에서 실형이 내려진 나플라는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하며 일부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8일부터 나플라에 대한 재판을 속행하기로 했다.
나플라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피고인이 위법성 인식이 없는 상태에서 범행에 이르렀다"며 "초범인 점과 성향 등을 종합해보면 원심 형이 부당할 정도로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또 "병무청 소속 공무원에 대한 위계 행위가 존재하지 않거나 직무집행 방해로 보기 어렵다"며 법리적으로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라비 등은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돼 재판 중인 병역 브로커 구모씨(47), 공동대표 김모씨 등과 공모해 허위 뇌전증 진단을 통해 병역을 회피한 혐의를 받는다.
라비는 구씨에게서 뇌전증 시나리오를 받아 실신한 것처럼 연기해 병원 검사를 받았고, 이후 2021년 라비가 뇌전증이 의심된다는 진단서를 병무청에 제출하자 구씨는 "굿, 군대 면제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나플라는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 복무 중 소속사 공동대표 김모씨, 구씨 등과 공모해 우울증 증상 악화를 가장해 복무부적합 판정을 받으려 한 혐의가 제기됐다. 그는 복무부적합 판정을 받으려는 과정에서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 배치 후 141일이나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과정에서 우울증 연기를 하고, 서초구청 담당자에게 협박성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4월 열린 1심 결심공판에서 라비에게 징역 2년, 나플라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지난 8월 열린 1심에서 법원은 라비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20시간, 나플라에 대해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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