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1일 R&D 예산 삭감 관련
현안 간담회 실시.. 과학계 일선 참석
과학계 "예산 삭감 치명적" 비판
국힘, 예산 재조정 가능성 시사
정우성 국민의힘 과학기술특별위원회 위원장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연구개발(R&D)예산 관련 현안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의 필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과학계가 "R&D 예산 삭감은 치명적"이라며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비효율을 개선한다"며 예산 재조정의 뜻을 밝히며 당정간 엇박자가 나기 시작했다.
과학계 "예산 삭감, 생태계 무너뜨리는 일" 반발
국민의힘 과학기술특별위원회는 10월 31일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관련 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서 정부는 비효율성을 개선하겠다면서 R&D 예산 삭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시정연설에서 "민간과 시장에서 연구 개발 투자를 하기 어려운 기초 원천 기술과 차세대 기술 역량을 키우는 데 써야 하는 것"이라며 "첨단 AI 디지털, 바이오, 양자, 우주, 차세대 원자력 등에 대한 R&D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며 필요한 분야에 집중 투자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과학계 일선에서는 R&D 예산 삭감이 연구에 치명적인 독소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태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책원장은 "지금까지 쌓아온 과학기술 생태계는 무너지면 복원이 힘들다"며 "맥이 끊어지고 생태계가 한번 무너지면 복원되기 어렵다는 것을 무겁게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정은 한국여성과학기술원총연합회 부회장은 "갑작스러운 연구비 사감은 인력에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 것은 비정규직 여성 과학 인력"이라고 설명했다.
정옥상 기초연구연합회 회장은 "기초과학계가 격앙돼있다"며 "기초연구가 지난 40년동안 걸쳐 연구를 통해 시스템을 갖춰놨는데, (예산 삭감을 한다면) 득보단 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카르텔이라는 소리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국힘 "비효율성 개선 위한 것".. 예산 증액 가능성 시사도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R&D 예산 삭감을 두고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예산 증액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영식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가 현장에 있는 R&D 종사자 분들의 얘기를 듣는 자리"라며 "예산결산위원회가 있기 때문에 예산을 반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하는 자리이길 바라며 경청하겠다"고 했다.
홍석준 위원은 "R&D가 정쟁의 대상이 돼선 안된다"며 "앞으로 효율적 R&D 설계를 통해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정부와의 엇박자에 선을 그으며 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김 부위원장은 당정 엇박자에 대해 "엇박자라기 보단, 정부는 감축의 필요성에 대해 비효율성을 효율로 하는 과정에 있었다"며 당도 예싼을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제기되는 문제점을 잘 대응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원칙적으로는 맞지만 대응하는 데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본다"며 일축했다.
향후 예산안 방향에 대해서 김 위원장은 "우리 정부안은 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며 "이 부분은 여야가 합의를 통해 되는 예산이 있다면 그렇게 가는 게 맞다. 핵심 쟁점이 있으면 여야 간사, 최종적으로 원내대표들끼리 만나 협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우성 특위 위원장은 "민간 위원장 입장에선 지나치게 정쟁의 대상이 되면 안된다"며 "결국 100% 원상 회복이거나 원안 유지 등 모 아니면 도 식으로 결론이 나기 쉽기에, 국민들의 뜻이 모이는 국회에서 충분히 듣고 논의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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