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씨(가운데)가 제주 모 카페에서 경호를 받고 있다. (김민석 강서구 의원 제공) ⓒ 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범죄분석 전문가 표창원이 남현희와 그의 재혼상대로 알려졌던 전청조 사건을 프로파일링 했다.
지난 10월 31일 방송된 KBS2 '해 볼만한 아침 M&W'에서 '표창원의 월드셜록' 코너에 출연한 표창원은 "전씨의 사기행각을 들여다보면 '이렇게까지 치밀하게 거짓말을 하는데 당하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이 드는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표창원은 전씨의 사기 수법으로 이른바 병풍효과 또는 후광효과를 주목했다. 전씨는 남현희와의 만남에서 늘 경호원을 대동하고 다녔다. 또 과거에 벌였던 사기행각에서도 전씨가 경호원을 데리고 다니는 걸 봤다고 기억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남현희는 전씨와의 첫 만남에 대해 전씨가 자신의 펜싱 학원에 경호원을 대동해 나타났으며, IT 사업가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일론 머스크와의 대결을 위해 급하게 펜싱을 배우러 왔다고 기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표창원은 "여기서 주목할 게 병풍효과, 후광효과"라며 "전씨 한 사람만 보면 평범하다. 하지만 많은 경호원을 대동한 것과 유명인과의 관계가 후광처럼 작용해 대단한 사람처럼 인식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론 머스크가 마크 저커버그와 격투기 대결을 한다는 얘기도 있었고 하니 연상이 됐던 거 같다. '그 괴짜인 일론 머스크가 한국의 IT 기업가와 펜싱 대결을 할 수도 있겠구나' 그렇게 연결이 됐지 않았을까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남현희는 평생 운동만 해온 사람인데 최근에 사업을 벌이면서 어려움, 역경이 있었을 거다. 누군가 자신의 든든한 지원군이 나타난다면 거절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 첫 등장에서 나타난 후광효과로 인해 신뢰·선망·의존, 이런 심리적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42)가 지난 27일 채널A '뉴스A'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위쪽 사진), 남현희의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27) 씨가 30일 채널A '뉴스A'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채널A '뉴스A' 캡처) 2023.10.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면서 표창원은 "모두가 '나라면 그 정도의 어설픈 연기에 안 넘어갈 것'이라고 하실 텐데, 남현희의 주장을 사실로 여기고 본다면 그럴 만한 여지가 있다. 긴장한 상태에서 일론 머스크와 대결한다는 재벌 3세에게 펜싱을 알려줘야 하고, 또 갑자기 기자라는 사람이 난입해 인터뷰를 한다면 '숨겨진 혼외자라서 이렇게 하나보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며 "남현희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 상황이 진짜이길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면 어설픈 연극도 믿고 싶어질 수 있다"고 봤다. 또 전씨의 명품 선물 공세 역시 사기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표창원은 남현희가 전씨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가스라이팅은 두 사람의 관계가 수직 관계여야 한다. 강자가 약자에 대해 허위 사실을 주입해 인지 왜곡을 시킨다. 그러나 두 사람은 수직적 관계가 아니며 남현희에게 인지 왜곡은 보이지 않는다. '감쪽같이 속았는지', '속고 싶어서 동조하면서 속았는지'의 차이만 보이는 것 같다"며 "유명인은 외롭다. 접근에 성공해서 신뢰를 쌓으면 병풍효과를 사용해서 투자를 얻어내기 쉽다. 이런 부분이 유명인을 대상으로 사기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특히 표창원은 남현희가 인터뷰에서 전씨의 거짓말이 의심되는 정황이 있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이를 '레드 플래그', 즉 빨간 깃발이라고 한다"며 "이 현상이 발견될 때 (사기를 치는) 당사자에게 물어보면 준비된 답변이 나온다. 한 걸음 물러나서 공적 기관, 제3자에게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본인이 어렵다면 주변 사람들이 꼭 해줘야 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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