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혁신 주도하는 임기순 국립축산과학원장
축산업, 농업생산 40% 달하지만
온실가스 주범 등 부정적 이미지
수입쇠고기와 가격경쟁력도 밀려
축산과학원은 스마트 축산기술 및 그린바이오산업 실용화에 매진중이라고 1일 밝혔다. 임기순 축산과학원장이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축산과학원 인근에서 최근 취재진을 만나 질문에 답하며 웃고 있다. 사진=강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맛있는 고기를 선호하는 대중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큰 시대다. TV와 온라인 등을 타고 좋은 고기 선별법부터 요리법까지 많은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인류 역사와 궤를 같이 한 축산업은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에서 밀리며 민간 시장에서 자립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양질의 축산 기술 확보와 의류 활용 등 폭넓은 연구를 위해 정부 차원의 국립축산과학원이 운영되고 있다.
축산과학원은 농촌진흥청에 소속된 기관으로 환경친화 축산 전환, 스마트 축산기술 실용화, 동물복지와 반려동물 산업 육성, 그린바이오산업 기술 등을 개발해 실용화 하는 것을 목표한다.
다만 최근 전국으로 퍼지며 축산 농가를 불안에 떨게 만든 럼피스킨병 같은 가축 질병 부분은 축산과학원이 아닌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담당한다.
1일 축산과학원에 따르면 제26대 축산과학원장으로 임기순 원장이 지난 9월 취임해 국내 축산산업 혁신을 위해 매진중이다. 그는 오랜 연구 활동 끝에 원장 자리에 올랐다.
동물복지 강화 분위기에 움츠러든 동물 연구가 지속돼야 한다고 호소하는 임 원장을 최근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축산과학원 인근에서 만났다. 축산과학원은 전염병 전파를 우려해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초반이다. 각오가 있다면.
▲지금 우리 축산업은 대내외적으로 다양하고 급격한 환경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상, 축산 냄새 민원 증가, 가축악성질병 상재화, 4차 산업혁명 가속화, 시장개방 확대, 농촌 급격한 고령화 등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 있다. 국가연구기관인 국립축산과학원 역할이 중요한 시기에 원장으로 취임하게 된 것에 막중한 책임을 느끼며, 관련 부처와 기관, 대학, 민간의 지혜를 모아 지금의 난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하고자 한다.
―과학원이 가진 핵심가치를 알려 달라.
▲국립축산과학원은 '과학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선도하는 축산 연구기관'이라는 비전 하에, 전문성과 혁신, 신뢰의 세 가지 핵심 가치를 표명하며, 국민의 축산 먹거리 제공, 축산업 경쟁력 강화, 지속가능한 축산업 구현, 축산미래를 위한 과학원 혁신의 4대 전략목표를 위해 13개의 전략과제와 33개의 이행과제를 설정해 수행하고 있다.
―축산업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실제 많이 어려운가.
▲우리나라 축산업은 국민들에게 양질의 단백질 식품을 공급한다는 사명감과 긍지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혁신과 성장을 지속해온 결과 농업 총 생산액 40%에 달한다. 그러나 축산업은 온실가스 배출 오해와 악취 등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수입 축산물에 대한 관세들도 2026년 미국산 쇠고기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철폐됨에 따라 국내 축산농가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스마트 축산기술 실용화'라는 당면 숙제가 있는데, 실용화 잘 되고 있는지.
▲스마트팜 기술은 축산 분야가 많이 발전된 상황이다. 축산과학원도 2022년 젖소 자동 착유로봇을 개발해 현재 국내 8개 목장에서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보급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또 초음파 영상을 이용한 모돈 임신진단 기술, 육계 체중 예측 및 비산란계 자동 선별기술 등 가축 생체 및 축사환경 정보를 수집하고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융합해 가축 발정탐지, 임신진단, 질병예측, 이상개체 탐지 등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스마트팜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빠르게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업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간 많은 연구를 해왔는데, 원장은 연구보다는 행정력이 필요한 자리다. 어려움은 없는지.
▲축산과학원에 연구직으로 발령 받은 이후 다양한 연구 경험들을 쌓아왔으며 2019년부터 농촌진흥청 연구운영과장으로 국가 농업R&D를 총괄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이후 축산자원개발부장을 역임하면서 쌓아온 연구행정과 정무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주어진 업무들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취임식에서 '내외부 소통 강화'를 강조했다. 잘 되고 있나.
▲축산 정책과 관련해 농식품부나 지자체와 업무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연구 분야에 있어서는 지역과 연계를 확대해 다양한 기술교류와 협업을 추진 중이다. 학계와도 학술행사에 적극 지원과 참여를 통해 축산원 수행 연구내용을 공유하고 현안 해결을 위한 연구에 학계의 참여와 협력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생산자단체들과 협업해 기술지도와 보급에 힘쓰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전문연구실 단위 간담회를 정례화해 업무 추진 현황과 애로사항을 파악하며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확대할 예정이다.
―동물복지가 사회적 화두다. 동물 연구에 부담을 느끼나.
▲윤리적 소비의 확산과 함께 동물복지의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부응하고자 국립축산과학원도 국내 가축 사육여건을 고려한 일반 축산농장의 동물복지 시설 관리기준을 마련하고, 동물복지 가축 사육 매뉴얼 개발을 수행 중이다. 또 사육부터 도축까지 전 과정을 대상으로 동물복지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자 한다. 다만 동물복지에 몰입해 그동안 연구한 성과들이 잊히지 않을지 걱정이다.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여러 연구 성과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좀 더 활발한 연구가 필요하다.
국민들이 뜻을 모아주시면 동물과 사람 모두에게 이로운 연구 결과를 만들 수 있기에 성원을 부탁드린다.
―축산과학원에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탄소중립과 환경친화 축산 기술개발, 스마트 축산기술 실용화, 동물복지와 반려동물 관련 기술개발, 그린바이오 기술개발, 축산업 현안 해결과 축산정책 지원 기술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기술과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특히 현장 활용기술 뿐만 아니라 생명공학 등 기초 기술에도 노력해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기술을 축적하고자 한다.
kang1231@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