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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운하, 가뭄 악화에 선박 통행 줄인다

[파이낸셜뉴스]
파나마운하, 가뭄 악화에 선박 통행 줄인다
아시아와 미국 동부를 잇는 핵심 항로인 파나마운하가 극심한 가뭄에 대응해 앞으로 선박 통행규모를 줄여 내년 2월에는 이전 평균의 절반 수준인 하루 18척으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8월 3일(현지시간) 파나마 아구아클라라의 파나마 운하를 화물선이 지나고 있다. AP연합


파나마운하 하루 선박 통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심각한 가뭄 탓이다.

아시아와 미국 동부를 잇는 주요 운하 통행이 제한되면서 연말 특수를 앞두고 국제 교역에 비상이 걸렸다.

1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나마운하청(CDP)은 전날 이번주 후반부터 하루 선박 통행량을 25척으로 줄인 뒤 통행선박 수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내년 2월에는 하루 18척으로 제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파나마는 사상처음으로 올해 하루 통행선박 수를 제한한 바 있다. 하루 평균 36척 수준이었던 통행선박 수를 31대로 감축했다.

110년 가까이 된 파나마 운하는 전세계 물동량의 3% 이상을 책임지는 핵심 운하다. 그러나 기후위기 속에 심각한 가뭄이 지속되자 선박 통행량을 줄이고 있다.

수에즈운하 등 다른 운하들의 경우 바닷물이 늘 관통하는 가운데 선박이 그 물길 위를 지나가지만 파나마운하는 촘촘하게 갑문을 만들어 도크 안에 민물을 채운 뒤 배가 조금씩 이동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지형상 바닷물을 끌어와 운하 전체를 관통하는 것이 불가능해 구간 구간별로 갑문을 만들고 갑문 사이를 민물로 채워 배가 갑문 사이를 하나씩 지나갈 수 있도록 하는 운하다. 갑문에 들어가면 문을 닫고 물을 다음 갑문 물을 채워 배가 지나가도록 돼 있다.

CDP는 지난달 파나마 운하 지역 가뭄이 1950년 이후 73년 만에 최악이었다면서 엘니뇨 현상이 겹친 것도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밝혔다.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파나마 운하 도크와 파나마 인구 절반에 식수를 제공하는 저수지 수량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CDP는 설명했다.

CDP는 지난달 31일 성명에서 "운하와 나라 전체가 건기를 앞두고 저수량이 하한선에 접근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계획대로 운하를 통과하려면 먼저 예약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열대우림 기후인 파나마는 5~12월이 우기로 지금의 가뭄은 이례적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미 8월 화물선 통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바 있다.

특히 연말 쇼핑 대목을 앞두고 중국, 한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와 미 동부를 잇는 주요 길목인 파나나운하 통행 제한은 상당한 경제적 충격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이 운하를 자주 오가는 화물선들은 미리 예약을 해 둔 상태여서 충격이 그나마 덜 할 것으로 보인다. CDP에 따르면 예약하지 않은 선박은 약 2.7일을 기다려야 운하를 통과할 수 있다.

한편 극심한 가뭄에 따른 운행선박 제한으로 파나마 재정수입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파나마는 운하 통행료로 연간 46억달러 넘게 벌어들인다. 이는 1995~2023년 연평균 세수 1941억달러의 2.4% 수준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