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9.2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마약류를 상습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이 대마 피우는 모습을 유튜버에게 들키자 그를 '공범'으로 만들기 위해 대마 흡입을 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가족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수십 차례 마약성 의약품을 처방받은 것도 밝혀졌다.
2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제공한 공소장에 따르면 유아인은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숙소에 있는 야외 수영장에서 일행들과 함께 대마를 흡연했다. 이때 유명 유튜버 A씨가 우연히 동영상 촬영을 위해 범행 장소를 찾았다가 유아인 일행의 모습을 목격하게 됐다. 그러자 유아인은 "내가 왜 유튜버 때문에 자유시간을 방해받아야 되냐"며 A씨에게 신경질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유아인은 A씨에게 "너도 한번 이제 해볼 때가 되지 않았냐"며 대마 흡연을 권유했다. A씨가 거부하는데도 재차 그를 설득했다. 또 A씨가 대마초를 피우는 시늉만 하자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깊이 들이마시라"며 흡연 방식을 알려주기도 했다. 검찰은 유아인이 대마 흡연 사실이 알려지는 걸 막기 위해 '공범'을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유아인은 병원에서 부친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총 40차례에 걸쳐 마약성 의약품을 불법 대리 처방받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중 34번은 아버지의 이름으로 대리 처방을 받았다. 또 5번에 걸쳐 지인에게 자신의 누나 행세를 해달라고 해 마약성 의약품을 대리 처방받게 하기도 했다.
검찰은 유아인이 자신의 마약 혐의가 언론을 통해 불거지자, 그동안 자신에게 명의를 빌려준 가족과 지인들에게 "휴대폰을 다 지우라"고 지시한 것으로도 의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김연실 부장검사)는 지난달 19일 유아인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증거인멸 교사, 의료법 위반, 사기,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주민등록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아인의 첫 공판 기일은 오는 14일에 열릴 예정이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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