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北위성 발사 예상..국정원 "러 자문해 성공률↑"
尹-블링컨 접견 주목..러 기술이전에 제재 강화 협의 예상
정부, 기술이전 여부 말 아끼면서도 "러 관련우려 전달"
김정은 만난 러 외교차관 방한 채근해 직접 우려 전달 전망
APEC 계기 한미·한중·미중 정상회담서도 논의될 듯
북한 김정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2023.9.14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끝)
윤석열 대통령, 바이든 미 대통령과 악수 (캠프 데이비드=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을 마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23.8.19 zjin@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가 이달 중 감행될 공산이 크다. 러시아의 기술자문을 받아 성공 확률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하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접견하는 자리에서 대응 조치를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북한에 기술이전을 한 정황이 포착된 만큼 제재 강화 조치가 논의될지 주목된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1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위성 발사 기술자문을 해 지난 1~2차 발사와 달리 성공 확률이 높아졌다는 분석을 보고했다. 북한은 애초 지난달 중 3차 발사를 예고했다가 미뤘는데, 러시아 기술자문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는 데 시간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블링컨 장관이 오는 8~9일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방한해 윤 대통령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접견하고 박진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벌일 예정이다. 임박한 북한 위성 발사에 대응할 방안이 주된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동 주미대사는 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북한의 소위 위성 발사 등 추가도발 가능성에 단호히 대응하고,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키 위한 한미·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블링컨 장관의 방한을 주목했다.
윤 대통령과 블링컨 장관이 북한 위성 발사 대응을 협의할 경우 러시아와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가 다뤄질지가 관심이다. 북한 위성 발사에 러시아가 기술자문을 했다는 것은 단순히 무기를 거래한 것을 넘어 기술을 이전했다는 정황으로 여겨져서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9월 정상회담을 벌이며 군사협력을 논의했고, 현재까지 확인된 건 국정원이 파악한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공에 쓰일 100만발 이상 포탄 등 각종 무기 제공한 것이다. 국정원이 파악한 러시아가 보답으로 위성 발사 기술자문을 한 게 사실이라면 북한 핵·미사일 기술이전도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러시아의 기술자문 여부 등 구체적인 정보 사항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다만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거래 관련 협력은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고, 우리 정부는 지난 9월 이에 관여한 개인과 단체를 대북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앞으로도 미국 포함 우방국들과 긴밀한 공조 하에 추가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지만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기술이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우려를 전달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러시아의 대북) 기술지원 관련 우려에 대해선 외교채널을 통해 계속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러시아 고위관료에게 직접 우려를 전달하는 자리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지난 9월에 추진될 계획이었다가 연기된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 방한이 계속 협의 중이라서다. 루덴코 차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던 인사인 만큼, 북러 군사협력 관련 정보를 공유 받고 우려를 전달할 수 있다.
북러 군사협력 문제는 정상 차원에서도 다뤄질 전망이다. 이달 11~17일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미·한중·미중 각 양자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블링컨 장관은 앞서 방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북러 무기거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기에 더해 8~9일 방한해 윤 대통령을 위시한 우리 정부 측을 만나 관련 논의를 이어간다면 한미·한중·미중 각 양자회담에 의제로 오를 수 있다.
조 대사는 “최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미와 관련해 미국 측으로부터 직접 브리핑을 청취했다”며 “우리 안보와 경제, 기타 현안에 대한 미국 측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