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전교 1등'을 유지해온 고등학교 학생이 중간고사 과학 문제에서 표현을 잘못 썼다는 이유로 0점을 맞았다며 학교를 상대로 고소를 준비 중이라는 사연이 올라왔다.
20점짜리 서술형 문제 0점 처리된 학생 부모의 하소연
3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교 1등 아이가 0점 처리 됐어요'라는 글이 확산했다.
학생의 부모로 추정되는 글 작성자 A씨는 "전교 1등 하는 고1 아이가 20점짜리 서술형 문제에서 0점 처리됐다"라며 "'솔레노이드에서 도선을 어떻게 감아야 하느냐'는 문제에서 답은 '많이 감는다'인데 아이는 '촘촘하게 감는다'라고 썼다”라며 "지구과학을 전공한 과학선생이 0점 처리했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교수 친구에게 물어보니 촘촘하게 감는다는 게 오히려 더 정답에 가깝다고 한다"라며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일단 자료를 찾아보니 '촘촘하게'라는 표현이 나온다"라고 했다.
A씨는 "다른 학교에선 '촘촘히 감는다'가 정답인 경우도 있었다"라며 관련 파일들을 함께 게재했다.
그러면서 "과학 담당 부장 교사와 통화를 했는데 '교과서에 나온 그대로 쓴 것만 정답'이란 말만 반복하더라"라고 했다.
A씨는 "과학 중간고사 만점자가 너무 많아서 이대로라면 2등급도 어렵고 3등급이나 4등급이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우려했다.
담임교사를 통해 성적에 대한 이의를 신청했다는 그는 "이미 성적 이의 신청 결과도 뻔하고 재신청을 해도 결국 그분들이 정하니까 의미가 없다"라고 토로했다.
"오히려 정답" "정확하게는 오답" 누리꾼도 찬반 팽팽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섰다.
일부는 "'많이'나 '촘촘히'나 같은 표현 아니냐", "과학이 아닌 언어영역으로 본 거다", "선생님 억지다"라며 A씨를 옹호했다.
반면 "'촘촘하게=같은 양을 일정한 공간에 빼곡히, 많이=양을 늘려서'라는 의미이니 오답이 맞다", "오답이 맞고 부분점수 주는 게 맞다"," 자퇴할 거 아닌데 일 키우는 건 아닌 듯" 등의 댓글도 다수 보였다.
한 네티즌은 '자기장의 세기는 촘촘히 감아야 하고 전류의 세기는 많이 감아야 더 커진다'라는 자료를 인용하며 오답이 맞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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