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브라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운동을 할 때 스포츠 브라를 입으면 가슴에 혹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해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애리조나 출신의 틱톡커 켈리 노블이 스포츠브라를 자주 입으면 가슴에 혹이 생긴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켈리의 영상은 약 8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8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스포츠브라 자주 입으면 체액 순환 안돼 혹 생긴다" 영상 확산
스포츠브라는 운동을 즐겨 하는 여성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체형에 맞는 스포츠브라는 가슴을 받쳐 운동 효과를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켈리는 영상에서 “스포츠브라를 자주 입으면 림프절에 체액과 같은 액체가 고인다”고 말했다. 스포츠브라가 가슴과 그 주변을 과하게 압박하면 체액이 순환하지 못해 더 많이 쌓여 혹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틱톡커 켈리 노블(왼쪽)과 유방암 외과의 리즈 오리어던(오른쪽)/사진=데일리메일 캡쳐
이를 본 여성들은 “(스포츠브라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벗었다”, “저도 혹이 있는데, 의사조차 알려주지 않은 정보를 설명해 줘서 기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내외 의학 박사들 "잘못된 정보, 스포츠브라 문제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켈리의 영상이 잘못된 정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유방암 외과의 리즈 오리어던 박사는 “그 의사가 어디서 의대를 다닌진 모르겠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스포츠브라는 움직임의 효율성을 높이고 가슴 모양을 유지할 수 있어 운동 시 착용해도 건강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슴은 지방, 결합조직, 인대 등으로 구성돼 있지만 근육이 없기 때문에 운동을 할 때 여러 방향으로 움직여 불편함, 통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만약 스포츠브라를 입지 않으면 인대가 늘어나서 가슴이 처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영준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도 “장시간 달리기 같은 운동의 경우 가슴의 움직임이 늘어나는데, 유방의 조직에서 약한 부분과 유방을 고정시키는 쿠퍼인대가 다소 손상될 수도 있기 때문에 스포츠 브라를 입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미국암학회는 2007년 브래지어 착용과 유방암 발병의 관계에 “브래지어 착용이 림프 기관을 압박해 독소 등이 축적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여성암 1위 유방암.. 멍울이 대표적 증상
한편, 여성 암 1위인 유방암의 원인은 호르몬, 식습관, 비만, 가족력 등 다양하다. 유방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멍울, 비정상적 유두 분비물 등이다. 유두나 그 주변 피부가 변하거나, 이유없이 가슴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유방암은 조기 발견 시 완치율이 높아 주기적인 정기검진이 중요하다. 유방암 1기는 완치율이 98%에 가깝다.
30살 이후부터는 거울 앞에 서서 가슴의 전체적인 윤곽, 유두와 피부의 함몰 여부 등을 살펴야 한다.
35살 이상부터는 2년에 한번씩 병원을 찾아 임상검진을 받고 40살 이상은 1~2년마다 유방촬영술을 받을 것이 권장된다.
일반적으로 유방암의 90% 이상은 여러 위험 인자의 상호작용에 의해 유발되고, 5~10% 정도가 유전적 요인, 즉 유방암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다면 30살 이상부터 매년 검진받는 것이 좋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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