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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방향 따라 색상 바뀌는 3D 프린팅 소재 개발

부산대, 방향 따라 색상 바뀌는 3D 프린팅 소재 개발
▲콜레스테릭 액정 탄성체의 직접잉크쓰기 프린팅 공정 개념도와 프린팅된 구조체의 광학적 거동 설명 이미지. 부산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부산대학교는 응용화학공학부 안석균 교수 연구팀이 3D 프린팅으로 자연을 모방한 구조색을 인쇄하고, 이방적(異方的)인 기계변색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구조색은 물체의 색상이 안료나 염료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 아닌 물체가 이루는 나노 구조에 의해서 나타나는 색상이다. 다시 말해 물체의 나노 구조가 특정 파장의 빛을 반사하거나 산란해 색상이 나타나게 만든다. 구조색은 영롱하고 반짝이는 색감으로, 자연에서는 수컷 공작새의 깃털이나 나비의 날개, 카멜레온의 피부 등에서 관찰된다.

구조색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방법으로는 광결정, 광자 유리, 그리고 콜레스테릭 액정으로 수백 나노 크기의 반복된 구조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 그 중 콜레스테릭 액정은 막대 모양의 액정 분자들이 일정하게 배향된 나선 구조를 형성해 특정한 파장의 빛을 반사하는 원리다.

기존 콜레스테릭 액정 탄성체의 배향 방법으로는 표면 배향법이나 이방성 건조 방식이 있으나, 원하는 구조와 패턴으로 디자인하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반해 3D 프린팅 방식으로 콜레스테릭 액정 탄성체를 제작할 경우 출력되는 형태와 배향 방향을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콜레스테릭 액정 탄성체를 3D 프린팅 기술과 접목하려는 연구는 최근 학계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으나, 이를 이용해 이방적 기계변색을 구현한 연구는 보고된 적이 없다. 기계변색은 인장력, 압축력 등 물리적인 힘을 가해 색상을 변경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에 연구팀은 우선 직접잉크쓰기 3D 프린팅법과 광경화법을 결합해 콜레스테릭 액정 탄성체를 제작했다. 특이하게도 3D 프린팅으로 출력한 콜레스테릭 액정 탄성체는 기존에 알려진 콜레스테릭 액정 탄성체와는 달리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반사색을 나타냈다.

이는 나선축이 기판에 수직으로 형성되는 기존의 콜레스테릭 액정 탄성체와는 달리 프린팅 공정에 의해 기울어진 나선축이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3D 프린팅 된 콜레스테릭 액정 탄성체는 늘리는 방향에 따라서도 서로 다른 색상을 반사한다는 것.

이렇게 프린팅 방향과 늘리는 방향의 조합에 따라 반사되는 색상에 차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면 한 가지 잉크만으로도 다양한 기계변색 패턴을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점을 이용해 서로 다른 색상을 반사하는 모래시계와 부산대의 영문 이니셜인 ‘PNU’ 패턴을 제작했다.

연구책임을 맡은 안 교수는 “이번 결과는 콜레스테릭 액정 탄성체를 3D 프린팅 기술과 접목해 원하는 형태와 패턴을 자유롭게 디자인하고, 보는 방향과 늘리는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구조색을 발현한 최초의 연구 성과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안기술이나 건물구조 안정성 진단기술뿐 아니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 등 디스플레이 및 홀로그램용 광학 소자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소재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온라인판 10월 31일자에 게재됐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