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프=30여년 마약류사범 추이/ 자료=대검찰청
[파이낸셜뉴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마약류 범죄가 잇따라 터지는 가운데 대검찰청이 마약퇴치를 위한 각국의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는 국제회의를 4년 만에 연다.
대검은 7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제30차 마약류 퇴치 국제협력회의(ADLOMICO)를 열고 세계 각국의 마약류 현황과 정보 교류, 국제 공조수사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ADLOMICO는 지난 1989년부터 대검이 주관해 매년 한국에서 개최하는 행사다. 각국의 마약류 현황 및 정보교류, 국제 공조수사 강화방안 등을 논의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마약 국제협력 회의다.
이번 마약퇴치국제회의는 코로나19로 인해 4년 만에 열리는 것으로 회의에는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국제마약통제위원회(INCB), 세계관세기구(WCO), 아·태마약범죄정보조정센터(APICC) 등 4개 국제기구를 비롯해 미·중·일, 아시아·태평양 및 유럽 등 22개국 마약관계관이 참석한다. 국내에서는 경찰청·관세청·식약처·국방부 등 24개 유관기관에서 215명이 참석한다.
회의에서는 세계 마약류 동향 및 국가별 마약류 문제·대응 현황, 신종 마약류 주요 변화 등에 대한 발표·논의가 진행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세계'라는 공동 목표에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익명성 높은 다크웹과 가상화폐를 악용한 국경 간 마약 밀매가 성행하고, 해상화물과 국제우편 등을 이용한 밀수도 기승을 부리고 있어 초국가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개회사에서 마약을 '인류 공동의 적'으로 규정하고 "국경을 넘나드는 마약 거래를 함께 차단하자"며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장은 "정보통신매체의 발달로 마약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고, 다크웹과 가상화폐를 통한 거래가 확산되면서 국제사회는 새로운 위협에 직면했다"며 "마약은 국제사회가 공유하고 있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을 해치는 ‘인류 공동의 적’"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마약 문제'는 이제 어느 한 기관, 어느 한 국가의 힘만으로는 대처할 수 없다"며 "우리의 미래,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더이상 마약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오늘 모인 우리가 굳게 협력하고 결속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대검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마약류 사범은 2만230명으로 지난해 전체 사범인 1만8395명을 이미 넘겼다.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6%가 증가한 수치로, 마약 사범 통계 작성이 시작된 30여년 이후 최초로 2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외국인 마약류 사범은 최근 5년 사이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중 5분의 1인 20% 가량이 밀수사범으로 국내 마약류 밀수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국내 유통 마약류는 거의 전략 해외에서 밀수입되는데, 그 양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밀수 마약류 압수량은 2020년 242.3kg에서 2021년 1188.4kg로 크게 늘었다가 2022년 561.1kg, 2023년 8월 기준 518.9kg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일단락되며 해외 출입국자가 급증하고 국제화물도 늘면서 신체와 수하물에 마약류 은닉한 채 입국하거나 밀수입도 증가 추세다. 세관 및 수사기관의 검거를 피해 배송업체의 비대면 배송 방식을 노린 우편물 이용 마약류 밀수 사례도 잇따르면서 국제 공조 강화의 필요성도 커진 상황이다.
대검은 "해외 공급 루트의 다변화, 다크웹·SNS를 통한 마약류 밀수 보편화로 인해 국제공조를 통한 마약류의 국내 유입 차단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라며 "국내 유입 마약류의 주요 출처 국가들의 마약 통제역량을 강화하고 해외 마약 공급·생산지 정보공유를 통한 현지 수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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