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위워크, 파산법원에 법정관리 신청
북미 사업장에서 부분적으로 임대료 납부 거부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여파 못 이기고 몰락
소프트뱅크 투자에도 임대료 압박에 무너져
한국 등 북미 외 사업장에서는 정상 영업
지난 8월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촬영된 위워크 로고.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의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가 코로나19의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파산을 선언하면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캐나다 밖의 위워크 사무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 위워크는 6일(현지시간) 미 뉴저지주 파산법원에 파산 및 미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챕터 11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의 청산을 담당하는 챕터 7과 달리 법원의 감독 하에 기업을 회생시키는 절차를 담고 있다. 챕터 11 절차에 들어간 기업은 채무 이행을 일시 중단하고 법원의 판단에 따라 자산 매각 및 채무 조정을 통한 기업 정상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위워크가 제출한 신청서에 따르면 현재 위워크의 자산과 부채는 각각 약 150억달러(약 19조6380억원)와 186억달러(약 24조3474억원) 규모다. 동시에 약 1억달러에 달하는 미납 임대료 및 임대 계약 종료 수수료도 내야 한다. 위워크 본사와 함께 400곳 이상의 연관 기업들도 이날 함께 파산을 신청했다.
위워크 데이비드 톨리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채권자의 약 90%가 부채를 주식으로 출자로 전환해 약 30억달러 규모의 부채를 청산하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톨리는 파산으로 인해 “이제 미국과 캐나다에서 내야할 임대료를 거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50~100곳의 부동산 임대료를 내지 않을 것이며 이외에 다른 사무실 공간들은 정상 영업한다고 설명했다. 위워크는 보도자료에서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해외의 위워크 사무실들 역시 이번 파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0년 미 뉴욕에서 설립된 위워크는 건물 전체나 일부를 임대한 뒤 내부 공간을 개인 또는 창업초기기업(스타트업)에 빌려주는 사무실 공유 사업을 벌였다. 위워크는 2010년대 전 세계적인 통화 완화 정책과 이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사옥을 빌려 쓰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큰 호황을 누렸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 마사요시 회장은 2016년 위워크에 169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위워크의 기업 가치는 2019년 한때 470억달러(약 61조5324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재택근무가 늘어나자 위기에 빠졌다. 기존 세입자들은 사무실을 빌리는 대신 집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위워크의 공실률은 계속 치솟았다. 위워크는 대부분 건물주들과 장기 임대 계약을 맺었고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임대료와 이자비용을 버티기 어려웠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위워크의 임대료 및 이자 비용은 연간 매출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였다.
2021년 뉴욕 증시에 상장한 위워크의 시가총액은 현재 1억2140만달러(약 1589억원) 수준이며 3년 전의 387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위워크는 이미 지난달 초 채권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30일간 이자 상환 미루기로 했지만 해당 기간에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아 추가로 1주일 더 상환을 미루기로 했다.
위워크는 유예기간 동안 9500만달러 규모의 채권 이자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워크가 운영 중인 사무실은 지난 6월 말 기준 39개국, 777곳에 달한다. 한국에서도 서울과 부산을 합쳐 모두 19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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