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신당' 군불 때는 이준석… 총선판 양당구도 흔들기 성공할까

대통령실·與 겨냥 비판 이어가며
내년초 창당 준비 사실상 본격화
이상민 등 민주 비명계와도 접촉
국힘 비윤계 동조 여부는 불투명

'신당' 군불 때는 이준석… 총선판 양당구도 흔들기 성공할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왼쪽). /뉴시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사진)가 이르면 내년 초 신당 창당 준비를 사실상 본격화하면서 여권이 내년 총선판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비윤석열계 끌어안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돌아오는 건 냉담한 반응 뿐인 상황에서 당은 새로운 구도속 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 전 대표의 신당이 내년 총선의 승부수인 수도권을 흔들 거라는 우려가 나오는 한편 일각에선 신당이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문 만큼 찻잔속 태풍에 그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7일 이 전 대표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을 향한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집권 초기 1년반을 당권장악과 대장동 공방전으로 허비한 상황에서 지금 정책 이야기 해봐야 메가서울이나 공매도 1일천하 같은 일만 반복될 것"이라고 썼다. 특히 그는 말미에 "(의미있는) 아젠다를 고민하는 모두와 이야기 하겠다. 구체적인 해법과 생각이 달라도"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비이재명계까지 만나면서 제3지대 신당 창당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권에서도 이제는 이 전 대표와 당이 함께가는 건 어렵지 않겠냐는 시각이 보편적이다. 혁신위와 지도부가 이 전 대표에 대한 사면을 결정한 데 이어 인 혁신위원장이 손을 수차례 내밀었지만 이 전 대표가 이를 연달아 뿌리치면서 사실상 관계가 끝났다고 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계파색이 옅은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이 전 대표도 너무 나갔다"며 "언행도 그렇지만 신당 쪽으로 정해놓고 가고 있어 혁신위가 뭔가를 더 하기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연말까지 당에 변화가 없으면 다른 길을 모색하겠다"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구체화했다.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기현 당 대표 입장에선 이는 사실상 이준석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라 받아들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이 전 대표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비윤계의 동조 여부는 여전히 물음표다. 대표적인 비윤계인 허은아·김웅 의원의 참여는 물론 거물급인 유승민 전 의원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연합 가능성도 아직까지 미지수다. 비명계에서도 이상민 의원을 제외하곤 신당 합류에 선을 그었다.

연합체가 만들어지더라도 이 전 대표의 신당이 총선판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신당이 성공하려면 지역 기반이 탄탄한 동시에 팬덤층이 두텁고, 유력 대선 후보가 있어야 하는데 세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유 전 의원이 대선 후보이긴 하지만 '유력한 후보'는 아니지 않냐"고 분석했다.

다만 신당이 거대양당 구조에 피로감과 함께 집권 여당의 개혁 실패 등에 실망한 국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총선판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특히 국민의힘에 비해 중도층·수도권·청년 표심에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현재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실망한 사람들의 표가 만만치 않다"며 "신당 세력이 상징성 있는 인물을 포진시켜 수도권 접전 지역에 배치한다면 국민의힘에 치명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도 "이들이 가져올 1-2% 표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의원은 "이 전 대표가 함께하는 게 확실히 플러스인데 당사자 호응이 없으니 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