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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야" 서울대 의학계 폭언.차별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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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야" 서울대 의학계 폭언.차별 심각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전경.(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서울대 의학계 대학원생 4명 중 1명꼴로 재학 중 폭언, 욕설을 들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기합과 구타 등 신체폭력을 당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의대의 경우 '군기가 세다'라는 말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통계조사결과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서울대 의학계뿐만 아니라 다른 의대와 간호대들도 언어 폭력 등이 심각할 것으로 보여 전수 조사와 함께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서울대 인권센터와 사회발전연구소(연구책임자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에 따르면 서울대 의학계 대학원생들의 인권침해 실태가 다른 계열보다 심각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22일부터 12월 21일까지 한 달간 서울대 대학원 재학생 1715명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의학계 대학원생중 24.8%는 '서울대 대학원 재학 중 폭언, 욕설을 들었다'고 응답해 전체 평균(15.6%)을 크게 웃돌았다. 뒤를 이어 자연계 18.9%, 공학계 14.4%, 전문대학원 13.7%, 인문사회예술계 12.1%순이었다. 기합, 구타를 비롯해 신체폭력을 당한 비율은 의학계가 7.4%로 가장 높아 전체 평균(2.5%)의 세 배에 달했다.

차별과 배제를 경험한 비율도 의학계열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울대 대학원에 차별이 존재한다'는 말에 동의하는 재학생 비율은 의학계열(53.1%)에서 유일하게 절반을 넘겼다.

'갑질, 집단 따돌림, 배제, 소외 등을 당한 적이 있는가'라는 물음에서 '있다'고 답한 비율도 의학계가 23.5%로 가장 높았다. 자연계(15.4%)도 평균(13.4%)을 웃돌았다.

재학 중 차별적인 언행이나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의학계가 18.1%로 가장 높았고, 인문사회예술계 17.7%, 자연계 14.9%, 전문대학원 14.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의학계 재학생 중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당했다고 느낀 비율은 각각 36.9%(전체 22.4%)와 27.5%(전체 19.3%)였으며, 전공과 출신학부 등에 대한 혐오 표현을 겪은 사람도 21.5%로 전체 평균(13.7%)을 크게 상회했다.

다만 의학계 재학생 중 '서울대 대학원 재학 중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22.6%에 달했다. 이 비율은 인문사회예술계가 25.7%로 가장 높고 자연계 25.6%, 의학계 22.8%, 전문대학원 21.0%, 공학계 15.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설문 대상자는 계열별로 인문사회예술계가 497명(29%)으로 가장 많고, 자연계 429명(25%), 공학계 326명(19%), 전문대학원 314명(18%), 의학계 149명(9%)이 뒤를 이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